골프

[올림픽]'금빛샷' 박인비, 최초 ‘골든 슬램’ 주인공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이어 올림픽서도 금메달...남녀 통틀어 처음

2016-08-21 01:01

▲박인비(LPGA투어홈페이지)
▲박인비(LPGA투어홈페이지)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여왕’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골프 역사 최초의 ‘골든 슬램’ 주인공이 됐다.

박인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압도적 기량을 선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올림픽에 116년 만에 복귀한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는 이로써 ‘골든 슬램’을 달성하며 골프 역사를 새롭게 썼다. 골든 슬램은 메이저 대회를 한 차례 이상씩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LPGA 투어는 5대 메이저 대회 중 4개 이상 제패)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딴 것을 말한다. 골프에서는 남녀 통틀어 최초다.

박인비는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지난 6월에는 LPGA 투어 경력 10년 조건을 채워 역대 최연소로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금메달 스토리 역시 극적이었다. 박인비는 올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이 되긴 했지만 내용 면으로 보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허리에 이어 손가락 부상까지 당한 그는 LPGA 투어 대회에 10차례 출전해 3차례나 기권하고, 2차례는 컷 탈락을 했다.

부상의 장기화와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 자체를 확신할 수 없었다. 일반 경기와 달리 국가를 대표해야 하는 올림픽이기에 ‘양보’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박인비는 출전을 하기로 최종 결정을 했지만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2주 전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참가한 국내 대회에서도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올림픽 출전권을 양보했어야 한다”는 비난도 들었다.

박인비는 그러나 2주 사이 대반전을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대회 첫날 공동 2위에 나선 그는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나선 뒤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코스의 지배자가 됐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매 라운드 후 손가락에 얼음찜질을 받아야 했지만 자신의 장기인 퍼팅 능력을 살리기 위해 테이핑도 하지 않았다. 첫날 경기를 마친 뒤에는 “내가 최선을 다 하고, 플레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올 시즌 맨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박인비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모를 인내와 투혼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골프 인생 최대의 하이라이트를 가장 극적인 드라마로 완성했다. ‘여왕의 화려한 복귀’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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