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월드컵] 759분 만에 웃은 루니, 결국 웃지 못했다

WC 10경기 만에 첫 골…잉글랜드는 우루과이전 패로 탈락 위기

2014-06-20 05:52

웨인 루니는 평생 잊지 못할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지독한 월드컵 골 가뭄을 씻어내려면 해트트릭을 해도 모자랄 판에 세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모두 아깝게 놓치며 땅을 쳤다.

네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루니가 월드컵 출전 10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을 뽑아냈다.

루니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 선발 출전해 잉글랜드가 0-1로 뒤진 후반 30분 글렌 존슨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월드컵 골문을 열었다.

존슨이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지면서 문전을 향해 패스를 했다. 공은 우루과이 수비수들을 지나 쇄도하는 루니에게 연결됐고 루니는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여유있게 공을 차 넣었다.

2007년 독일 대회부터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루니는 10경기, 759분 만에 처음으로 골을 터뜨렸다.

▲'센터' 본능에 대한 기대, 하지만…

루니는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폴 스콜스를 비롯한 축구 레전드와 전문가들은 "루니는 중앙에서 뛰어야 빛을 발한다"고 지적했다. 루니는 이날 다니엘 스터리지와 함께 중앙에 배치됐다. 첫 골을 향한 기대는 커졌다.

기회는 많았다. 그러나 불운이 계속 됐다. 문전 앞에서 때린 공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고 골대 바로 앞에서 시도한 헤딩슛은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루니는 전반전에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때린 프리킥이 골대 위로 살짝 벗어났다.

전반 30분에는 두고두고 땅을 칠만한 장면이 나왔다. 스티븐 제라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이 골키퍼를 넘어 멀리 있는 골포스트로 향했다. 루니가 놀라운 점프력을 선보이며 날아올라 공을 머리에 갖다댔다.

루니의 머리와 골대의 거리는 불과 1m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은 골포스트를 강하게 맞고 튀어나왔다.

루니는 후반 초반 또 한 차례 골 기회를 잡았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섰지만 그가 때린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이랬던루니가…(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제공)
이랬던루니가…(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제공)

10경기만에월드컵첫골을터뜨리며이렇게웃었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제공)
10경기만에월드컵첫골을터뜨리며이렇게웃었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제공)


▲월드컵 무대 29번째 슈팅 만에 드디어 골!

루니는 전 세계 팬들로부터 놀림을 받아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선수가 골을 넣을 때마다 "루니의 월드컵 골 기록을 넘어섰다"는 글이 SNS를 장식했다. 네이마르가 개막전에서 골을 넣을 때 그랬고, 이근호의 골이 터질 때도 그랬다.

루니는 존슨의 결정적인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2006년 독일 대회와 2010년 남아공 대회에도 출전했던 루니가 월드컵 무대에서 때린 통산 29번째 슈팅이었다.

▲빛 바랜 루니의 분전

0-1로 뒤진 후반 30분 루니의 골이 터진 순간 경기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이미 이탈리아에게 1-2로 졌던 잉글랜드로서는 최소 승점 1이라도 따야 조별리그 통과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루니가 되살린 잉글랜드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전반 막판 선제 헤딩골을 터뜨렸던 수아레스가 후반 39분 역습 기회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또 한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우루과이는 무릎 부상을 털고 그라운드에 복귀한 수아레스의 2골을 앞세워 잉글랜드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1승1패를 기록했고 잉글랜드는 2패째를 기록해 탈락 위기에 놓였다.

잉글랜드는 월드컵이 16강 체제로 바뀐 이후 단 한 번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루니는 대회 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언급하며 "나는 호날두처럼 개인 타이틀에 집착하는 선수가 아니다. 나는 팀의 우승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면서 팀의 성공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루니의 첫 골이 터진 날, 잉글랜드는 추락했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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