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고교시절을 되돌아 보게 되는 김진우와 류제국

12~13년 전 대결에서는 '장군멍군'. 프로무대에서는?

2013-05-19 11:50

고교시절을 되돌아 보게 되는 김진우와 류제국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이승엽(삼성)과 김승관(전 삼성-롯데),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이대호(오릭스), 임선동(전 LG-현대)과 故 조성민(전 한화)-박찬호(전 한화)는 시대의 라이벌이라 불릴 만큼 당시 활약했던 그 어떤 선수보다 빼어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해외로 진출하여 적지 않은 부와 명예를 얻기도 했고, 일부는 그대로 국내에 남아 한국프로야구의 중흥을 이끌기도 했다. 이렇듯 ‘라이벌’의 존재는 선수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게 만드는 충분조건인 셈이다. 영화 ‘퍼펙트 게임’으로도 묘사된 故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결은 라이벌이 스스로에게 어떠한 자극을 주게 되는지 깨닫게 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19일 경기를 앞두고 선발로 예고된 두 선수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LG 트윈스의 류제국(30)과 KIA 타이거즈의 김진우(30)가 그 주인공이다. 2001년 고교야구를 수놓았던 동갑내기 라이벌이 정확히 12년 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지 않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12~13년 전 대결에서는 ‘장군멍군’. 프로에서는?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류제국과 진흥고 김진우는 2001년 고교야구를 기억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그 이름을 떠올릴 만큼, 당시 고교야구에서 어떤 동기생들보다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시속 150km에 이르는 속구를 바탕으로 국내/외 프로 스카우트 팀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은 너무 당연한 수순이었다. 실제로 류제국은 가장 높은 계약금을 제시한 시카고 컵스로 발길을 돌렸고, 김진우 역시 마지막까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서울(덕수고)과 광주(진흥고)를 연고로 하는 양 교의 대결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0년 봉황대기 준결승전에서 둘의 첫 맞대결이 펼쳐졌는데, 결과는 진흥고의 6-0 신승이었다. 김진우를 앞세운 진흥고가 결승에서 효천고마저 4-0으로 제압한 것은 그래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첫 맞대결은 대회 최우수 선수(MVP)에 오른 김진우의 완승이었다.

이후 3학년이 된 이들은 1년 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쳤다. 이번에는 청룡기 결승 무대였다. 하지만 대통령배를 포함하여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김진우는 정작 청룡기 결승에서는 선발로 나오지 못했다. 8회에 구원으로 나오며, 팀의 9-13 패배를 지켜 본 것이 전부였다. 반면 류제국은 9회 2사까지 6피안타 5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대회 MVP로 류제국이 선정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렇게 두 라이벌은 고교시절 두 번의 맞대결에서 한 차례 우승을 나누어 가질 만큼 ‘묘한 인연’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둘의 행선지가 국내(김진우)와 해외(류제국)로 나뉘면서 더 이상의 맞대결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류제국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뒤로 하고 자신에게 ‘해외파 우선지명권’을 행사한 LG로 방향을 틀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LG 김기태 감독이 ‘팬서비스’와 ‘전략적인 투수 운용’이라는 측면 모두를 고려하여 류제국의 국내 데뷔전 상대로 김진우를 선택하면서 둘의 맞대결은 성사됐다.

공교롭게도 둘은 빼어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부상과 부진, 그리고 개인사정 등으로 순탄치 못한 야구인생을 살았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이제 12년 만의 맞대결을 앞둔 두 선수가 프로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