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현장에서]최예지 실격 사태의 씁쓸함

KLPGA, KGA 등도 책임...한심한 행태 없애는 계기로 삼아야

2013-05-18 17:07

[마니아리포트 유혜연 기자]‘스크린골프 여왕’ 최예지(18·영동과학산업고)가 프로 대회에서 어이없이 실격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파72·667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서다.

‘아마추어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최예지는 이날 전반 9개 홀을 마친 뒤 실격 처리됐다. 경기위원회는 “스크린골프 대회에서 5000여만원의 상금을 받았기 때문에 아마추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골프규칙은 “아마추어 골퍼란 골프를 경기로 하든 오락으로 하든 주어진 도전을 위하여 플레이하며, 직업으로서나 재정적 이익을 위하여 하지 않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예지의 실격 사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선수 본인이나 주최사, 대회를 주관하는 KLPGA, 그리고 국내 골프 룰을 관장하는 대한골프협회(KGA) 모두 ‘아마추어’적인 행태를 빚어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선 최예지 본인이 아마추어는 현금을 받으면 안 된다는 골프 룰을 잘 알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예지는 그러나 프로골퍼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학생이라는 점에서 그럴 수도 있다.

문제는 어른들이다. 최예지는 지난해 6월부터 스크린골프 대회에 나가 상금을 받았고, 이후 5~6개의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했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다.

주최 측은 대회 흥행을 위해 최예지를 초청 선수 명단에 올렸고, KLPGA는 언론에 최예지가 상금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다가 이날 골프 관계자의 문제 제기 이후에야 확인하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국내 아마추어 골프 전체를 관장하는 KGA 역시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심사숙고하지 않았음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러났다. 최예지 실격 사태를 거울삼아 이런 어이 없이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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