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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닮은 두 '필승조', 심창민-한현희 이야기

경남고 출신 '광속 사이드암' 스타일.... 홀드 부문 '공동선두'

2013-05-17 13:14

서로 닮은 두 '필승조', 심창민-한현희 이야기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야구 기록 중 ‘홀드(Hold)’의 사전적 의미는 ‘승리나 세이브를 얻지는 못했으나 자기 팀이 리드한 상황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세이브 조건을 충족시키고 물러난 투수에게 주어지는 평가’로 정의된다. 다시 말하면, 선발과 마무리를 제외한 모든 투수들에게 홀드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홀드의 요건은 ‘세이브’와 대동소이하다. 3점 이내 승부에서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기면 1홀드가 추가된다.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이다. 승리를 지켜 낸 이후 후속 투수가 상대에 역전을 허용해도 앞선 투수의 홀드 기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승리’와 ‘세이브’가 승리 팀에게만 나오는 것과 달리, ‘홀드’는 패한 팀의 투수에게도 나올 수 있다. 결국 ‘홀드’라는 것은 승리를 지키기 위한 중간계투 요원들의 노력이 숫자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즉, 팀이 상위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승리/세이브 숫자만큼, 홀드 숫자도 많아야 한다. 선두를 노리는 두 팀, 넥센과 삼성에서 유난히 많은 홀드 숫자가 나온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닌 셈이다.

‘홀드왕’ 타이틀을 노리는 두 동문, ‘닮아도 너무 닮았어!’

실제로 넥센과 삼성에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홀드를 기록한 두 투수가 버티고 있다. 심창민(삼성)과 한현희(넥센)가 그 주인공이다. 나란히 9홀드를 기록하고 있는 두 선수는 2경기당 한 번 꼴로 모습을 드러내며, 팀의 필승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두 선수 모두 닮은 점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2011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 모교 경남고의 우승을 이끈 심창민은 그 해 청소년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되며 주가를 올렸다. 그 기세를 바탕으로 삼성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당시 경남고 마운드에는 심창민 혼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3학년 심창민’과 함께 전천후 역할을 했던 2학년 한현희도 있었다. 그리고 선배의 뒤를 이어 이듬해 모교의 청룡기 8강을 이끈 한현희는 넥센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둘 모두 ‘광속구 사이드암 투수’라는 메리트를 바탕으로 프로 스카우트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던 셈이다.

지금은 ‘필승 계투조’로 소속팀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둘 모두 언제든지 선발 출격이 가능하다는 점도 닮았다. 한현희는 이미 경남고 시절, 완봉/완투 경기를 밥먹듯이 할 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실제로 프로에서도 선발 등판 경험이 있는 만큼 ‘고무팔’을 자랑한다. 또한, 고교야구에서도 보기 드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것도 프로 구단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심창민 역시 마찬가지. 2011 청룡기 대회에서 거의 매 경기 모습을 드러내며 MVP에 선정됐을 만큼 빼어난 연투 능력을 자랑한다. 물론 현재 삼성 마운드 사정상 그가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은 낮지만, 장기레이스인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류중일 감독으로서는 선발로 활용 가능한 불펜투수 자원으로 충분히 심창민을 염두에 둘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1년 터울의 두 선수가 사실 ‘동갑내기’라는 사실이다. 1993년 2월 출생인 심창민이 ‘빠른 생일’을 적용받아 한현희보다 1년 먼저 입학을 했기 때문이다. 심창민이 부상 후유증으로 1년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면서 둘 모두 2012년에 데뷔했다는 점까지 똑같이 닮았다. 이렇듯, ‘스물 한 살’ 동갑내기 동문들의 활약은 베테랑 선수들이 즐비한 프로무대에서 신선해 보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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