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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지막이 없는 프로 아이돌 태민의 강렬한 150분

'에이스' 퍼포머다운 현란한 무대, 정규 2집 신곡 공개도

2017-10-15 23:56

[리뷰] 마지막이 없는 프로 아이돌 태민의 강렬한 150분
내년이면 데뷔 10년을 맞는 것이 실감날 정도로, 샤이니 태민은 내내 노련했고 능숙했고 무엇보다 '잘' 했다. 관객의 99%가 가수를 향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팬이라 하더라도, 콘서트의 완성도는 가수가 포기해서는 안 될 핵심이다. 특히 유료 공연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팬들이 자신을 위해 "주말을 투자"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태민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퍼포먼스를 펼쳐 '프로 아이돌'다운 면모를 뽐냈다.

15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태민의 솔로 콘서트 '오프-식<온 트랙>'(OFF-SICK on track)은 지난 8월 첫 선을 보인 솔로 콘서트에 내일(16일) 발매된 정규 2집 '무브'(MOVE)의 신곡을 더하고 달라진 포맷을 적용한 결과물이었다.

콘서트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요새 나오는 아이돌'이 보여주는 에너지에 감탄하며 5년 전에는 본인도 '날아다녔다'고 너스레를 떤 태민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대에 온 힘을 쏟아냈다. 물론 폭발하고 분출만 한 것은 아니다. 오롯이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무대도 있었고, 크지 않은 동작으로도 무대를 채우며 완급 조절을 해 나갔다.

◇ '궤도에 오른' 퍼포먼스, 관객들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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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영상과 정규 2집 신곡이자 수록곡인 '라이즈'(Rise)로 콘서트의 포문을 연 태민이 제대로 선보인 첫 곡은 정규 1집 수록곡 '드립 드롭'(Drip Drop)이었다. 정규 1집 '프레스 잇'(Press it) 활동 당시 퍼포먼스에 특히 공을 들여 큰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이후, '게스 후'(Guess Who), '섹슈얼리티'(Sexuality), '미스테리 러버'(Mystery Lover) 등 정규 1집 수록곡 중 다소 어둡고 오묘하면서 섹시한 이미지를 풍기는 곡들을 연달아 보여줬다. 샤이니 태민이 아닌 '솔로' 태민은 남성·여성 댄서들을 적극 활용해 무대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장 섹시한 무드의 곡 '섹슈얼리티'에서는 바닥을 기거나 눕는 등 낮은 자세에서의 춤 동작이 자주 등장했다. 여성 댄서들과 함께 한 무대에서 태민은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마치 한 덩어리처럼 통일된 안무를 완벽 소화했다.

'미스테리 러버'는 여성 댄서들이 입은 긴 치마를 무대 소품처럼 써 흡사 무용수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춤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예술성을 끌어올린 이 곡의 또 하나의 백미는 태민의 맑은 고음과 부드러운 애드립이었다.

앞부분에는 정규 1집 곡들이 많이 배치됐다. 타이틀곡 '프레스 유어 넘버'(Press Your Number)는 피아노 전주가 인상적인 편곡 버전이었다. '원 바이 원'(One By One)은 스탠딩 마이크로 시작해 중반부터 퍼포먼스에 집중했다. 도입부의 기타 사운드는 라이브 밴드 덕에 더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드럼 연주도 부각됐다. 미니 1집 '에이스'(ACE)와 '소나타' 역시 밴드 라이브로 듣는 맛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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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미니 1집 '에이스'(ACE)로 솔로로 데뷔한 태민은 그동안 미니 1집, 정규 1집, 일본 미니앨범 등을 발매한 덕에 다양한 곡들로 알찬 트랙리스트를 구성할 수 있었다.

후반부는 '솔로' 태민이 대중에게 가장 처음으로 선보인 '에이스' 앨범 수록곡들로 꾸며졌다. 가죽 재킷을 입고 이전보다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모습으로 나타난 태민은 '거절할게'와 '프리티 보이'(Pretty Boy), 타이틀곡인 '괴도'를 열창했다.

샤이니 종현이 작사하고, 엑소 카이가 랩 부분을 맡은 '프리티 보이' 무대에서 태민은 랩도 본인이 하고 이따금 팬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등 한껏 흥이 오른 모습이었다. 재킷만 달리 입고 나온 다음 무대 '괴도'는 도입부를 살짝 변주한 버전으로, 어긋남 없이 딱 떨어지는 군무로 관객들을 홀렸다.

◇ 미리 보고 들은 새 앨범 'MOVE'

내일(16일) 발매되는 태민의 정규 2집 '무브'(MOVE)의 신곡 무대는 이번 콘서트에 '완결판'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가장 큰 이유였다.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총 8곡을 관객들에게만 '먼저' 공개했다.

공연 초입 가장 먼저 등장한 '라이즈' 이후로 '썰스티'(Thirsty), '미로', 일본 미니 2집 타이틀곡 '플레임 오브 러브'(Flame of Love) 한국어 버전, '크레이지 포 유'(Crazy 4 U), '백 투 유'(Back To You), '무브', '러브'(Love)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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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무브'는 기자회견에서 태민이 밝혔듯 '절제된 섹시미'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었다. 대중적인 느낌은 아니었으나 보다 성숙하고 여유로워진 태민의 창법과 안무가 조화로웠다. 큰 동작을 하지 않고도 표현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살리는 모습에서 9년의 내공이 느껴졌다.

태민의 설명에 따르면, '백 투 유'는 새 앨범에서 가장 잔잔한 곡이다. 기자회견에서 '이런 센 단어가 내게 어울릴까' 하고 고민했다는 그 가사가 바로 이 곡에 실려 있다. 기타 연주와 어우러지는 태민의 목소리에 온전히 귀 기울일 수 있는 발라드다.

아직 팬들에게 낯선 만큼, 태민은 신곡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덧붙였다. 태민은 "라이즈라는 곡은 가사가 제가 태어난다는 얘기다. 태민이라는 게 다시 태어난다. 되게 묘한 곡"이라고 전했고 "'썰스티'는 (무대 반응을 보니) 여러분들이 되게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 새롭게 창법을 바꿔서 노래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미로'도 신곡이고 '크레이지 포 유' 이것도 개인적으로 되게 애착곡이다. 여러분들이 낯설게 생각할 수 있고 잘 모르는데도 신곡을 저와 함께 같이 즐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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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를 설명할 때에는 춤 동작을 한 번 더 보여주며 "이 곡으로 활동하게 될 것 같다"며 "제 정규 2집의 타이틀곡이고 황상훈 씨께서 연출을 되게 멋있게 해 주셨다"고 자랑했다.

태민은 "(신곡은 보통) 쇼케이스에서만 살짝 보여드리고 했는데 이렇게 (콘서트에서) 하게 되니까 뭔가 색다른 것 같다"며 "(팬들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충격! 신선함? 같이 즐기는 게 매력일 수도 있고 (신곡처럼) '아! 새로운 거다' 이러는 것도 있다. 아무튼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밖에도 일본 앨범 수록곡 '두 잇 베이비'(Do It Baby), '아임 크라잉'(I'm Crying), '타이거'(Tiger), '도어'(DOOR)를 한국어 버전으로 바꿔 불렀고, '소년, 소녀를 만나다'로 샤이니 곡을 깜짝 선물하기도 했다. 안대를 한 채 손발이 고정된 채로 등장한 '도어'의 파격 퍼포먼스에서 환호성이 상당했다.

◇ 말로 팬들을 '심쿵'하게 하는 프로 아이돌

이날 공연에서 태민은 '말'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게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4곡을 몰아치고 시작된 첫 토크에서 그는 팬들을 향한 가벼운 손짓만으로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1, 2, 3층 각 구역을 모두 바라보고 귀 기울이는 포즈를 취했다.

태민은 팬들의 큰 함성에 "오늘도 역시 목소리가 아주 우렁차네요. 목 관리 잘하고 왔나봐요"라고 농담을 던지는가 하면 오프닝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함성'으로 알려달라고 팬들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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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민은 "저의 정규 2집이 내일 나온다. 오후 6시에 공개가 된다. 그러니까 여러분들 꼭 체크해 달라"면서 "(이번 공연은) 태민이가, 이태민이 궤도에 올라서다, 무대에 서다, 올라서다, 이제 ING가 된 거죠. 현재진행형! 더 업그레이드 되고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여드릴 것 같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끝까지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2~3층 팬들을 보기 위해 위로 솟는 무대에 선 태민은 "이렇게 무대를 꽉 채워주셔서 너무 뿌듯하다"며 "무엇보다도 안전이 중요하다. 여러분들이 거기(2, 3층)에서 떨어지면 저와 가까워질 순 있지만 먼저 가 버리실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번 신보에 보너스 트랙으로 실리는 '두 잇 베이비' 공연 후에는 "일본에서 2번째 미니앨범으로 활동했던 곡인데 여러분들이 알고 계셔서 기쁘다. 너무 당연한 일인가?"라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팬들이 떼창할 수 있게 노래가사가 자막으로 나왔다. 팬들은 화답하듯 다음 곡인 '솔져'(Soldier)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하기를'이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오후 6시 2분 앵콜 무대로 다시 관객들을 찾은 태민은 마지막 멘트에서 "콘서트 마지막날인데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좋다. 여러분들이 주말을 저한테 투자해 주셨는데 여러분들도 좋았나요?"라고 물었다.

손팻말을 다시 들어달라고 요구한 태민은 '마지막까지 함께하기를'이라는 문구를 읽은 후 "이상하네? 나 마지막이 없는데. 계속 할 거라고요"라고 웃어 보인 후, 팬들, 스태프들에게 고생했다고 전했다. 자기 자신에게도 수고했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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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난 태민은 "이렇게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여러분들과 함께 할 날 많을 것 같다"며 "(오늘 공연이 끝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곡으로 '최면'을 부른 태민은 밴드와 함께 무대에서 사라졌다. 오후 4시부터 약 150분 간 진행된 이번 공연은 SM 퍼포먼스 디렉터 황상훈이 연출을 맡았으며, 밴드(키보드1 박중훈·키보드2 김현·드럼 김은석·베이스 김병석·기타 JUKJAY)가 라이브 연주를 맡았다.

한편, 태민의 정규 2집 '무브'는 16일 오후 6시 멜론 등 각종 음악사이트를 통해 전곡 공개되고, 음반도 동시 발매된다.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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