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위태로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한국 축구의 ‘소방수’를 맡은 신태용 감독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두 경기 모두 무실점하며 1골이라도 넣어 승리한다는 것이 신태용 감독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실제 그라운드 위에서의 축구는 머릿속에서 그리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신태용 감독이 제시했던 무실점 경기는 성공했지만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의 골망을 흔들겠다는 목표는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의 지향점이 공격 축구라는 점에서 무실점은 더욱 아쉬운 결과다.
축구는 실점하지 않으면 패하지 않는다. 적어도 1점의 승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득점하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상대의 골대 안으로 공을 넣어야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다. 골을 넣지 못하는 축구는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
신태용 감독 체제로 치른 두 경기 모두 지지 않았지만 시원한 승리도 아니었다. 이 때문에 많은 축구팬은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표현이 아는 ‘진출 당했다’는 비아냥을 쏟는 이유다.
이유는 간단하다. 힘겹게 진출한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세계적 수준’과 만나 망신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했지만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처참한 결과에 그쳤다.
결국 신태용 감독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오직 하나뿐이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한국 축구가 노출한 문제점을 시급히 수정해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신태용 감독이 그토록 외쳤던 공격 축구의 부활이 필요하다.
전임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치른 최종예선 8경기에서 한국 축구는 A조에서 가장 많았던 11골을 넣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 부임 후 2경기에서는 철저하게 침묵했다. 상대 수준이 높았던 것도 분명한 이유지만 신태용 감독은 평소와 달리 지나치게 신중했고, 소극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던 신태용 감독의 취임 일성과 달리 ‘지지 않는 축구’가 현실이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분명 축구대표팀에서 ‘신나는 공격축구’를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힘겹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신태용 감독은 “나는 공격축구를 하는 사람”이라며 “축구는 수비 조직이 만들어져야 공격을 할 수 있다. 내가 부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원하는 패턴을 완전히 입히지 못했다. 그렇지만 (월드컵에서는) 달라질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1차 목표였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이제 남은 것은 앞으로 9개월간 한국 축구의 ‘업그레이드’다. 과연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의 재탄생을 이끌 수 있을까.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