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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데플림픽, 그들의 꿈이 여문다

18일부터 터키 삼순에서 열전 돌입

2017-07-11 08:51

'낯선' 데플림픽, 그들의 꿈이 여문다
들을 수 없어도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의 가치는 똑같다.

2017 삼순 데플림픽이 오는 18일부터 13일간 터키 삼순 일대에서 열전에 나선다. 1924년 프랑스 파리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는 23번째 대회다. 한국 선수단은 1985년 미국 LA대회를 시작으로 9번째 출전이다.

생소한 이름의 데플림픽(DEAFLYMPIC)은 청각장애인(DEAF)과 올림픽(OLYMPIC)이 더해져 만들어진 단어다. 말 그대로 청각장애인의 올림픽이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4년마다 열리는 데플림픽은 동계 대회와 하계 대회로 나뉘어 열린다. 1960년 시작된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출전 자격은 두 귀의 청력손실이 각각 55데시벨(dB)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55dB는 일반적으로 대화 상황에서의 소리크기를 의미한다.

터키 삼순 데플림픽은 하계 대회로 육상, 배드민턴, 농구, 볼링, 사이클, 축구, 핸드볼, 골프, 유도, 가라데, 오리엔티어링, 사격, 수영, 탁구, 태권도, 테니스, 배구, 레슬링까지 총 18개 종목에 109개국, 선수 5000명이 참가한다.

한국은 육상과 배드민턴, 볼링, 유도, 축구, 사격, 수영, 탁구, 태권도까지 9개 종목에 선수 79명과 임원 34명, 지원 28명 등 141명의 역대 최대 규모 선수단을 파견한다. 2009년 대만 타이베이 대회와 2013년 불가리아 소피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순위 3위에 도전한다.

'낯선' 데플림픽, 그들의 꿈이 여문다
◇ 열악한 환경, 부족한 훈련. 그래도 목표는 3위!

터키 삼순 데플림픽의 선수단장을 맡은 김봉열 경북농아인협회장은 공식 목표로 3회 연속 종합순위 3위를 제시했다. 최근 CBS노컷뉴스와 만난 김 단장은 "최소 3위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지만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 단장의 가장 큰 목표"라고 수화통역을 통해 밝혔다.

여타 신체 장애와 달리 몸을 쓰는데 별다른 무리가 없는 청각장애인은 신체 활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크다는 것이 김 단장의 설명이다. 그 역시 대구 영화학교 재학 당시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이후 국내 장애인 체육의 활성화와 함께 탁구, 배드민턴, 볼링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 발굴 및 육성에 매진했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러시아 한티만시스크 동계 데플림픽 때는 총감독을 맡기도 했던 김봉열 단장이지만 세계적 수준의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와는 별개로 여전히 한국 청각장애인 체육이 처한 현실은 열악하다.

"다른 나라는 오랜 기간 연습해 대회에 참가하는 데 우리는 연습기간이 1~2달 정도가 전부라 너무 짧다. 상당히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은 김 단장은 "다른 장애를 가진 선수보다 특히 농아인 선수의 훈련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전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더 많은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선수들이 온 힘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터키 삼순 패럴림픽에서 목표하는 종합순위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둬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향후 청각장애를 가진 운동선수의 기량 향상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김 단장 외에 2017 삼순 데플림픽을 앞둔 선수들에게 더욱 특별한 힘을 준 유명인도 있다. 바로 어머니가 청각장애를 가진 개그맨 윤정수다.

이번 삼순 데플림픽 대표팀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그는 "보통 사람과 다름없이 나를 잘 키워주신 내 어머니는 보통 청각장애인으로 살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의 위상을 높이는 명예로운 일을 하고 있다"면서 "장애가 있다고 해서 장애인과 겨루는 것만 염두에 둬서는 안 된다. 모두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즐겁게,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낯선' 데플림픽, 그들의 꿈이 여문다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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