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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한국과 사뭇 다른 영국 '생리대 광고' 눈길

2017-06-13 14:25

{VOD:2}지난 12일 밤 방송된 EBS 1TV 젠더 토크쇼 '까칠남녀'에서는 여성 생리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튜브 채널 '바디폼'(Bodyform)에 소개된, 한국과는 사뭇 다른 영국의 생리대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이 광고는 다양한 스포츠에 임하는 여성들의 모습에 이어 다량의 붉은 피가 흐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여성들이 럭비, 달리기, 발레 등 활동적인 운동을 하다 입은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비춘다. 토슈즈를 벗은 발레리나의 맨발, 암벽등반을 마친 여성의 맨손은 피로 점철돼 있다. '피는 우리를 멈추게 할 수 없다'(No Blood Should Hold Us Back)는 광고의 마지막 문구도 인상적이다.

이를 접한 MC 박미선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생리대) 광고와는 다르다"고, 철학자 이현재는 "확실히 활동성이 강조돼 있고 피도 나온다"고 평했다. 기생충박사 서민은 "빨간 피가 나오는 (생리대 광고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시사평론가 정영진은 "저 광고도 비판할 여지는 있다. 생리기간에 그렇게 힘든데, 어떻게 저렇게 뛰어다니며 활동할 수 있냐는 식으로"라고 지적했다. 이에 성우 서유리와 박미선은 "그런데 (생리기간에도 여성들은) 그렇게 격하게 활동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은 영국의 생리대 광고를 소개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생리대 광고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았다.

박미선은 "영화, 광고 등은 현실에서 여자들이 겪는 생리에 관한 고통과는 거리가 멀다. 생리대 광고 보면 굉장히 화사하고 이쁘고"라고 꼬집었다. 서유리 역시 "광고에서는 하얀 쫄바지 입고 있잖나. 사실 그때(생리기간)는 하얀 쫄바지를 입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영상] 한국과 사뭇 다른 영국 '생리대 광고' 눈길
실제로 우리가 흔히 보는 한국의 생리대 광고에서는 생리기간에는 입기 힘든 하얀 옷을 입은 여성들이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한국의 생리대) 광고 보면 날아갈 것 같고, 너무 가볍고 자유롭다"는 박미선의 말에, 서유리는 "아기 엉덩이 짓무른다고 하지 않나. 사실 여성들도 똑같다. (생리기간 생리대를 착용하고 있으면) 짓무른다"고 설명했다.

작가 은하선은 "저런 것(한국의 생리대 광고)들만 보다 보니 남자들 같은 경우 생리가 얼마나 많은 여성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많은 여성들이 생리로 인해서 한 달에 한 번씩 괴로워하는지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수건을 깔고 누워 있느라 학교에 가지 못했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신발 깔창을 사용한다"는 여학생들의 사연을 접한 '까칠남녀' 패널들은 생리대 시장의 독과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생리대를 개당 평균 331원으로 봤을 때, 여성들은 한 달(평균 40개) 약 1만 3240원, 1년(평균 480개) 약 15만 8880원, 37년 동안 약 514만 원을 지출한다.

현재 기저귀에는 개당 약 5.5원의 폐기물부담금이 붙지만, 생리대는 면제 대상이다. 지난 2004년부터 생리대는 부가세 10% 면세 적용도 받고 있다.

철학자 이현재는 "놀랍게도, 그렇게 면세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6년간 (생리대는) 25.6%가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10.6%)의 3배에 가깝다"며 "왜 그랬나를 조사해 봤더니 기업의 독과점이 문제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빅3라 할 수 있는 3대 기업이 가격 폭리를 취하고 있는데, 이들의 시장점유율이 93%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고가의 제품들이 출시되는 것을 더욱 가속화시킨다"며 "아무도 브레이크를 걸 사람도 없고, 사기업에 모든 것을 맡기니까 생리컵, 면생리대 등 (기업에) 이윤을 줄 수 없는 대안 상품에 대해서는 개발도 늦어지고 수입도 늦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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