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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은 평창올림픽, 4대륙 선수권이 남긴 숙제는?

2017-02-21 12:02

2017국제빙상경기연맹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열린강릉아이스아레나.경기장을극찬을받았지만미숙한경기운영이도마위에올랐다.(사진=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제공)
2017국제빙상경기연맹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열린강릉아이스아레나.경기장을극찬을받았지만미숙한경기운영이도마위에올랐다.(사진=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제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개최지 강원도는 올림픽에 대비해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다. 경기장 대부분은 건설이 완료됐고 선수촌, 방송센터 등 나머지 시설 건설 역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개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강원도는 벌써부터 올림픽 열기에 휩싸였다. 준공이 완료된 경기장에서는 테스트 이벤트가 열렸거나 계획돼 있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종목 역시 강릉에서 테스트이벤트를 진행했다.

올림픽 피겨 종목이 열릴 강릉아이스아레나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를 진행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일본)와 미국선수권대회 우승자 '점프 괴물' 네이선 첸(미국), 은반 위의 요정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 등 정상급 스타들이 총출동한 무대였다.

한국도 김진서(한국체대), 이준형(단국대)을 포함해 기대주 최다빈(수리고), 이시형(판곡고) 등이 출전해 기량을 점검했다.

참가 선수들의 기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남자 싱글 우승을 차지한 첸은 '점프 괴물'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자유자재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구사하며 실력을 뽐냈다. 하뉴 역시 시원한 점프와 뛰어난 표현력으로 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경기력과 별개로 분명한 숙제도 남긴 대회다. 경기장 관리, 운영 미숙 등은 평창 올림픽에 앞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 국기 접히고, 이물질 보고도 경기 진행…도마 위에 오른 경기 운영

4대륙 선수권은 테스트 이벤트라는 이름이 무색할만큼 미숙한 경기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는 대회 첫 시상식부터 나왔다.

17일 아이스댄스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캐나다의 테사 버추-스콧 모이어 조는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을 합한 총점 196.9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버추와 모이어는 2~3위를 기록한 미국 팀과 함께 시상식에 나섰지만 캐나가 국기가 접힌 채 올라가는 광경이 연출됐다. 미국 국기는 제대로 펼쳐져 있었다.

버추와 모이어는 기자회견에서 "괜찮다"라고 말하며 태연함을 유지했지만 1위를 차지하고 웃지 못할 광경을 지켜봤다는 찜찜함을 지울 수는 없어 보였다.

2017국제빙상경기연맹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참가한이준형은19일열린프리스케이팅에서경기장에떨어진이물질로인해연기를제대로펼치지못했다.(사진=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제공)
2017국제빙상경기연맹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참가한이준형은19일열린프리스케이팅에서경기장에떨어진이물질로인해연기를제대로펼치지못했다.(사진=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제공)
남자 싱글에 출전한 이준형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19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이준형은 연기를 마치고 바닥에서 사진을 주워들었다. 앞서 연기를 펼친 김진서의 사진이었다. 꽃을 치우는 화동이 이를 발견하지 못해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이 사진은 이준형의 경기에도 적잖이 영향을 끼쳤다. 이준형은 경기를 마친 뒤 "경기 중반에 이물질을 발견했다. 그걸 신경 쓰느라 집중이 잘 안 됐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경기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신혜숙 코치는 "경기 이후 ISU 경기 관계자에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자 '사진 크기가 작기 때문에 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신 코치는 이어 "그 담당자는 '안 밟지 않았냐. 밟을 확률도 극히 희박하다'는 태도를 보였고 사과 한마디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물론 밟지는 않았지만 이물질로 인해 이준형의 동선이 틀어지고 경기 내내 이물질의 위치를 파악하느라 연기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프리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이준형의 다짐도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장내 방송에서 선수들의 국가를 틀리게 알리는 것은 기본이었고 이시형을 내셔널 챔피언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 문제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에서 발생했다. 경기 운영진은 뭐가 잘못된 것인지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경기장은 훌륭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역시 경기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좋은 경기장에 정상급 선수들을 모아 놓고도 아마추어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점은 반드시 고쳐야 할 중대 사안이다.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snowbal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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