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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가 국내대회 대신 100억 짜리 PGA 대회를 여는 이유

2016-10-24 14:19

CJ경욱호마케팅부사장이취재진의질문에응답하고있다.왼쪽은제이모나한PGA부커미셔너,오른쪽은CJ의후원을받는PGA투어프로김시우.사진=CJ제공
CJ경욱호마케팅부사장이취재진의질문에응답하고있다.왼쪽은제이모나한PGA부커미셔너,오른쪽은CJ의후원을받는PGA투어프로김시우.사진=CJ제공
[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CJ그룹이 내년 10월16일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한다.
대회명은 ‘더CJ컵@나인브릿지’다. PGA투어 정규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최초다. 장소는 제주 혹은 여주의 나인브릿지 골프장이 될 전망이며, 둘 중 어디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CJ는 24일 서울 중구 필동의 CJ인재원에서 PGA 관계자와 함께 대회 협약식을 열었다. 대회의 총상금 규모는 925만 달러(약 105억7000만원)이며, 이는 PGA투어 정규대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왜 PGA투어 대회인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올해 12개 대회가 치러진다. 그 대회의 상금을 다 합쳐도 100억원이 안 된다. 이번 대회 개최를 두고 일각에서는 ‘CJ가 PGA에 100억원을 쓸 거면 그 일부 금액으로 국내 대회를 여는 게 남자골프에 더 도움이 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협약식에 참가한 CJ그룹 경욱호 마케팅 부사장은 이런 시선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한국 남자골프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다만 그 방법으로, 우리가 아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2000년대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나인브릿지 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한 바 있다. 경 부사장은 “당시 국내에서 개최한 LPGA투어 대회는 지금까지 명맥이 이어지고 있고, 이를 계기로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로 나가는 발판이 됐다. 남자골프 역시 이처럼 검증된 방법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J는 ‘더CJ컵@나인브릿지’ 대회를 2017년부터 10년간 개최하기로 했다. 현재 PGA투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부 투어인 웹닷컴을 거치는 ‘가시밭길’을 이겨내야 한다. CJ 측은 한국 선수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PGA투어 대회 참가 기회를 주고, 세계로 가는 발판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한국 선수 참가 규모는 아직 미정

이번 대회에는 국내 투어의 한국 선수들에게 참가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CJ 측은 “한국 선수가 10명 정도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될 것이다. 다만 어떤 기준으로 한국 선수들의 참가 기준을 가를지, 정확히 몇 명이 참가할 지는 아직 PGA와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 대회의 참가 선수는 총 78명이다. PGA의 제이 모나한 부커미셔너는 “페덱스컵 랭킹 60위 안의 선수가 참가 우선권을 받고, 나머지 18명은 어떤 기준으로 할 지 현재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 부분은 거액을 들여 PGA투어 대회를 유치한 CJ그룹의 딜레마가 될 수도 있다. 총상금 925만 달러는 PGA투어 정규대회 최고 수준이다. CJ는 큰 상금이 걸린 대회에 톱랭커들이 최대한 많이 참가하도록 하기 위해 대회 개최시기를 잡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CJ의 경 부사장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스윙’ 기간 중 CJ 대회가 CIMB 대회(말레이시아)와 HSBC대회(싱가포르) 사이에 열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PGA투어의 쟁쟁한 톱랭커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무작정 한국 선수들을 많이 참가하도록 만들기는 쉽지 않다. CJ 측은 “주최측으로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참가시켜서 대회의 질을 높이고 유지하는 것과 한국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동시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바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게 첫 대회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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