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시즌 내내 정상급 활약을 펼친 슈퍼스타에게 낙제점을 주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한 달 남짓 뛰고 대부분의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선수에게는 D를 부여했다. 아무리 평가가 주관적이라지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성적표다.
캘리포니아 포스트의 다저스 담당 잭 해리스는 오타니에게 F를 줬다. 오타니는 2026시즌 정규리그에서 타자로 30홈런, 81타점, OPS 0.889를 기록했다. 투수로도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2패, 평균자책점 1.79, 탈삼진 95개를 기록했다. 타격과 투구를 동시에 소화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팬그래프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인 fWAR에서도 메이저리그 전체 5위에 올랐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해리스 스스로 오타니를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로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정규시즌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최종 성적표에는 F를 매겼다. 도대체 어떤 평가 기준을 적용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물론 오타니가 비판받을 지점은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타격 부진을 겪었고, 다저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월드시리즈 3연패도 무산됐다. 슈퍼스타에게 높은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한 무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고 해서 정규시즌의 성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즌 전체를 평가한다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의 부진에 큰 비중을 두었다면 그 기준부터 명확히 밝혔어야 한다. 정규시즌에서 타자와 투수 양쪽으로 정상급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F라는 낙제점을 주려면 그만큼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김혜성에게 D를 준 평가도 의문이다. 김혜성은 정규시즌 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1홈런, 11타점, OPS 0.651을 기록했다. 5월 말 트리플A로 내려간 뒤 시즌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제한적인 출전 기회만 얻었다.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서는 제외됐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한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출전 기회가 적었던 이유와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한 부분은 따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43경기 출전에 그친 선수에게 D를 줬다는 사실이 오타니에게 F를 줄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두 선수의 역할과 기대치, 시즌 기여도는 전혀 다르다.
더구나 김혜성은 포스트시즌에서 사실상 대수비로 한 차례 출전하는 데 그쳤다. 그렇다면 김혜성의 D는 포스트시즌 활약에 대한 평가도 아니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뛴 기간과 팀 내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선수에게 어떤 기준으로 D를 부여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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