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불펜의 핵심 자리를 든든히 지키며 평균자책점 2점대 커리어 하이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김범수는,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며 시장의 뜨거운 매물로 떠올랐다. 당시 그의 행보는 언론과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협상 과정에서 "자주포 한 대면 된다"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농담을 던져 야구계에 큰 웃음과 화제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약상과 특유의 배짱을 높이 산 KIA 타이거즈는 그의 가치를 인정해 3년 총액 20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마운드의 핵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높은 기대감 속에 막을 올린 올 시즌, 김범수의 행보는 구단이 그려본 시나리오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시즌 초반 몇 차례 경기에서 다부진 투구를 선보이며 이적 첫해부터 연착륙하는 듯했으나, 그것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반짝 활약에 불과했다. WHIP가 2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보이며 벤치와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현재 그가 기록 중인 평균자책점 5.66이라는 초라한 수치는 FA 자격을 얻기 전 흔들렸던 과거의 부진했던 모습과 정확히 겹쳐지는 대목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다시 원래의 그로 돌아갔다"는 자조 섞인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고 승부처마다 터프한 이닝을 정리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거액의 투자가 현재로서는 실패에 가깝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프로 선수에게 명예를 회복할 기회는 항상 남아있지만, 현재의 투구 밸런스와 심리적인 위축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남은 계약 기간 역시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가시방석이 될 수밖에 없다. 김범수가 과연 이번 부진의 터널을 뚫고 과거 한화 시절의 위력적인 구위와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반짝 활약'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아쉬운 선수 생활의 하향세를 걷게 될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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