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의 묘미는 완벽한 환경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 속에서 누가 더 잘 적응하느냐가 승부였다.
그런데 야구가 변하고 있다. 비는 경기의 변수가 아니라 제거해야 할 요소가 됐다.
비가 오면 경기는 멈추고, 날씨를 통제하기 위해 돔구장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선수 보호는 중요하다. 물이 고인 그라운드에서 미끄러지고, 젖은 공으로 인해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 경기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질문은 남는다. 어디까지가 보호이고, 어디부터가 야구의 본질을 잃는 것인가. 야구는 원래 자연과 함께하는 스포츠였다. 그런데 이제는 자연뿐 아니라 인간의 판단까지 기술이 대신하고 있다. ABS는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기계가 결정한다. 비디오 판독은 현장의 순간 판단보다 다시 보기 화면을 우선한다. 공정성을 위해 도입된 기술이다. 오심을 줄이고 선수들이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게 한다는 장점도 분명하다.
하지만 야구가 가진 인간적인 요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판의 순간 판단, 선수들의 항의와 설득, 감독의 승부수, 바람과 비를 읽는 감각. 이 모든 것도 오랫동안 야구의 일부였다. 최고의 선수는 완벽한 환경에서만 빛나는 선수가 아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찾아와도 답을 찾아내는 선수가 진짜 강자였다.
물론 시대는 변한다. 기술은 발전해야 하고 선수 안전도 지켜야 한다. 하지만 모든 변수를 제거한 야구가 과연 우리가 사랑했던 야구와 같은 모습일까. 야구(野球)는 들에서 태어난 스포츠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야구(野球)라 쓰고, 돔구·기계구라 읽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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