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세계는 한국의 4강 진출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그러나 히딩크는 달랐다. 그는 개최국의 이점을 극대화했고, 강한 체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차례로 무너뜨렸다. 결국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4강 신화를 완성했다.
24년이 흐른 지금, 비슷한 시선이 미국을 향하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미국은 손흥민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토트넘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고, 손흥민을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시킨 명장이다. 미국축구협회는 포체티노 선임을 통해 단순한 선전을 넘어 세계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출발은 기대 이상이다. 미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파라과이를 4-1로 완파한 데 이어 호주를 2-0으로 꺾으며 일찌감치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개최국 특유의 분위기와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그리고 포체티노 감독의 리더십이 어우러지며 미국 축구는 거대한 기대감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표팀 내부의 자신감이다. 과거 미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이변을 노리는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포체티노 감독은 공개적으로 더 높은 목표를 이야기하고 있다. 32강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2002년 한국 역시 시작은 비슷했다. 누구도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연이어 넘고 4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더욱 드물었다. 그러나 히딩크는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며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현실로 만들었다.
그래서 미국 축구계는 지금 새로운 기대를 품고 있다. 2002년 한국에 히딩크가 있었다면, 2026년 미국에는 포체티노가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시킨 지도자가 이번에는 미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월드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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