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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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내년 성적 못내면 큰일, 왜? 로드리게스, 비즐리도 '1년용'...폰세, 와이스, 하트, 페디 1년만 뛰고 쏜살같이 MLB행

2025-12-14 09:29

로드리게스(왼쪽)와 비즐리
로드리게스(왼쪽)와 비즐리
이제 KBO는 더 이상 외국인 선수들의 종착지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KBO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재도약 무대, 다시 말해 '파밍 리그'로 인식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라는 분명한 성공 사례가 있다. 폰세는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KBO로 향했고, 와이스는MLB 경력이 아예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KBO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보장받으며 성적을 쌓았다. 그 결과, 폰세는 리그를 지배한 뒤 대형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했고, 와이스 역시 KBO에서의 성과를 발판 삼아 보장 계약을 따냈다.

이제 이 경로는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공식이 됐다. 메이저리그 주변부에 머물던 선수들, 일본이나 트리플A에서 커리어가 정체된 투수들에게 KBO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선발 기회가 보장되고, 이닝을 던질 수 있으며, 성적이 곧바로 시장 가치로 환산된다. 모든 경기는 데이터로 남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시야에서도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투수들에게 KBO는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ABS로 일본보다 스트라이크존이 관대하고, 타자 유형은 파워 비중이 높다. 이는 구위형 투수들이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실패 리스크는 일본보다 낮고, 성공했을 때의 보상은 훨씬 크다.


롯데 자이언츠가 영입한 엘빈 로드리게스와 제레미 비즐리 역시 이 흐름 위에 서 있다. 이들은 장기 체류형 외국인이 아니다. 계약 구조도, 커리어 타이밍도 명확하다. 1년, 성적으로 증명하고, 다음 단계로 향한다. '만만한' KBO리그를 '씹어먹고' MLB에 복귀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롯데는 한화가 그랬듯 내년에 이들이 있을 때 최소한 가을야구에 진출해야 한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복귀라는 분명한 동기부여가 극대화돼 있고, 매 경기 '커리어를 걸고'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1년짜리 '용병'이지만, 그 1년의 밀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다.

어차피 KBO 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를 오래 데려다 쓸 자원으로 보지 않는다. 최대 효율을 뽑아내는 자원으로 활용할 뿐이다. 간혹 예외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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