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201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9번으로 지명된 초엘리트 재능이었다. 디트로이트 구단 전체 투수 유망주 1위였다. 2년 연속 사이영상의 타릭 스쿠발 등 지금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들을 모두 제치고 받았던 평가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불펜 리스크가 있는 스쿠발보다 매닝이 더 안정적인 미래형 선발"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화려한 유망주 시절과 달리, 매닝의 MLB 커리어는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50경기 선발 ERA 4.43으로 그저 그런 평균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부상 불운까지 겹쳤다. 2023년에는 두 번이나 같은 발을 강습 타구에 맞아 장기간 이탈했다.
팬그래프스는 매닝의 KBO행에 대해 "순수한 구위만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씹어먹는 타입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매닝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MLB 트렌드 대비 평범한 수준(93mph대)이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떨어졌던 부분이 삼진 창출 능력(K% 16.4%)이었다는 분석 때문이다. 다양한 구종을 시도했지만 어느 하나 확실한 '아웃피치'가 정착되지 못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매닝이 실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는 MLB에서 충분히 경쟁 가능한 구위와 프레임을 갖고 있고, 꾸준히 선발로 등판해 왔으며, 스스로 가다듬을 여지가 많은 투수다. 팬그래프스도 "아시아에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더 좋은 모습의 자신으로 재정립하는 경우는 있다"고 평가한다.
KBO는 그런 유형의 투수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줘 왔다. 에릭 페디, 메릴 켈리, 크리스 플렉센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코디 폰세가 MLB에 복귀했다.
매닝 역시 KBO에서 뛰며 제구·구종 구성·템포 등 자신만의 리듬을 찾는 데 목표를 둘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노린 것도 바로 그 지점일 것이다. 삼성이 찾은 것은 완성형 에이스가 아니라, 한 때 사이영상급으로 성장할 소재였던 재능의 부활 가능성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