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김재환은 두산과 계약하며 4년 뒤 FA를 포기하면 우선 협상 후 조건 없이 방출될 수 있는 옵션을 넣었고, 이를 활용해 FA 보상 없이 시장에 나왔다. 제도 취지를 활용한 '편법'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는 규정과 계약 내에서 합법적으로 행동했을 뿐이다. 따라서 김재환 개인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KBO 제도의 설계 한계에 있다. 현재 FA 보상제도는 등급제와 보상선수·보상금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 사각지대가 바로 김재환 사례를 가능하게 했고, 향후 반복될 위험을 낳았다. KBO가 추진 중인 '김재환법'은 이러한 허점을 메우기 위한 사후적 장치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 설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FA 제도는 선수들의 자유계약권과 구단 간 전력 균형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조화롭게 지켜야 한다. 하지만 사후적 규제만으로는 제도의 허점과 불균형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책임은 개인이 아니라, 제도를 설계하고 관리해야 하는 KBO에 있다.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명확한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
김재환은 단지 제도의 빈틈을 합법적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진정한 책임은, 제도의 허점을 남기고 사후적 규제로 뒤늦게 대응하려는 KBO에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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