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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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대표팀은 고졸 루키 투수를 혹사하는가?…日 기자 "일본은 고졸 1년 차 2군에서 체력·몸 만들어"

2025-11-26 13:58

정우주
정우주
일본 기자가 "한국 야구대표팀은 고졸 루키 투수를 혹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야구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일본 고교야구닷컴의 오시마 히로시 기자는 26일 '왜 한국 대표팀은 고졸 루키 투수를 혹사하는가? 숨겨진 특별한 사정'이라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하며 한국 야구 실대를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오시마는 11월 15일,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 투수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다고 느꼈을 것이다. 2경기 동안 한국 투수진은 총 21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제구력 부족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투수진과 다른 점은 매우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2차전에 선발로 나와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정우주(한화)를 비롯해 배찬승(삼성), 김영우(LG)가 모두 고졸 1년 차 루키였다. 이번 대표팀 투수 18명 중 12명이 고졸 5년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다. 정우주는 고졸 1년 차임에도 51경기에 등판했는데, 이는 일본 야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혹사다. 정우주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고졸 1년 차 투수가 50경기 이상 등판하거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일이 매우 흔하다"며 "일본에서는 고졸 선수의 1년 차에는 체력·몸 만들기 중심으로 2군에서 시간을 보낸다. 사사키 로키도 1년 차에는 실전에 등판시키지 않았다.

그 후 3~4년 차에 성장하며 정상급 투수로 발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했다.

오시마는 "그러나 한국은 성장기인 선수도 많지만 몸을 보호하면서 천천히 키울 여유가 없다. 여기에는 한국 특유의 병역 문제와 학력·경쟁 중심 문화가 얽혀 있다"며 "과거에는 대학 진학 후 대표팀에 들어 병역 혜택을 받는 길을 선호했지만, 1998년 이후 프로도 대표 출전이 가능해지자 빨리 프로에 가서 대표팀에 뽑혀 병역 혜택을 받자는 흐름이 강해졌다. 병역 회피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매우 엄격해졌고, BTS의 군 입대도 상징적 사례다.
올림픽에는 야구가 열리지 않는 때도 있으므로 결국 목표는 아시안게임 대표인데, 대표팀은 소수만 뽑힌다. 그래서 더더욱 고졸 즉시 전력으로 뛰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다. 하지만 고졸 1년 차가 프로 1군 시즌을 풀로 소화하는 것은 몸에 무리가 크다"고 덧붙였다.

오시마는 "게다가 한국은 어린 시절부터 지도자 지시에 절대 복종하는,강압적 훈련문화가 강하다. 고교 감독 대부분이 프로 출신이라 완성도가 높은 선수가 많지만, 스스로 훈련을 설계하는 능력을 키우기 어려웠다. 최근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차트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독자적 훈련법이 소개되며 변화가 시도되고 있지만, 오래된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내년에는 U18에서 157km/h를 던져 화제가 된 박준형(키움)도 개막 직후부터 1군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야구 인기를 보며 자란 세대에서 유망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제대로 성장한다면 일본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혹사와 잘못된 육성으로 잠재력을 사장시킨다면 국제대회 부진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 야구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적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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