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힙합이 탄생했다. 래퍼들은 원형으로 둘러서서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가졌다. 본격적으로 브레이킹의 시작을 알린 것이었다. (본 코너 1511회 ‘올림픽 종목 명칭을 ‘브레이킹’이라 말하는 이유‘, 1513회 ’브레이킹에서 왜 ‘배틀’이라는 말을 쓸까‘ 참조)
‘cipher’은 래퍼들이 원형으로 둘러싼 장면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였다. ‘0(circle)’이라는 원래 의미가 원형으로 선 모임의 이미지와 연결되었고,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폐쇄된 공간이라는 상징도 붙었다. 이 뜻이 브레이킹 문화로 그대로 확장돼, 춤추는 사람들이 원을 만들어 번갈아가며 들어가 춤추는 것을 ‘cypher’라 부르게 된 것이다. 브레이킹(B-Boying) 문화가 확산되면서 브레이커들도 원을 만들고 차례대로 중앙에서 춤으로 힙합 랩을 즐기는 개념이 춤 문화로 흡수됐다.
브레이킹에서 이 단어는 단순히 ‘경기장’이 아니라 자유로운 창작·교류·경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공간을 뜻한다. 배틀 전후, 혹은 공식 무대 밖에서 이뤄지는 비공식 즉흥 배틀이 주로 여기에서 일어난다. 올림픽에서도 공식 배틀 전 웜업처럼 ‘cypher time’이 진행되기도 한다. 2000년대 국제 배틀 대회인 ‘Battle of the Year’, ‘Red Bull BC One’ 등에서 ‘cypher’가 예선·워밍업 공간으로 공식화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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