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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12] ‘브레이킹’은 어떻게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을까

2025-08-13 09:37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경기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경기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레이크댄스’로 불리는 ‘브레이킹’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브레이킹의 올림픽 입성은 단순히 춤이 경기로 승격한 일대 사건이었다. 브레이킹이 올림픽 종목이 된 결정적인 전환점은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이었다. 브레이킹이 처음 시범 종목으로 채택돼 젊은 선수들이 남녀 개인 배틀로 맞붙었고, 현장과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 대회는 브레이킹이 ‘스포츠’로서 올림픽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후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브레이킹을 2024년 정식 종목으로 제안했고, 2020년 12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채택이 확정됐다. (본 코너 1511회 ‘올림픽 종목 명칭을 ‘브레이킹’이라 말하는 이유‘ 참조)

IOC가 브레이킹을 주목한 배경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올림픽의 ‘노후화’ 문제였다. 전통 종목 위주로 구성된 경기 일정은 젊은 세대의 시선을 끌기 어려웠다. 전통적인 육상, 수영, 체조 중심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거리 문화·스포츠를 받아들이려 한 것이다. 둘째, IOC가 2014년 발표한 ‘Agenda 2020’에서 밝힌 도시형·청년 친화형 스포츠 육성 방침이다. 브레이킹은 대규모 경기장이 필요 없고, 도심 광장에서도 충분히 개최 가능하며 관객과 선수의 거리가 가깝다. 브레이킹은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3x3 농구와 함께 도심 광장·공원에서 개최가 가능한 종목이다. 셋째, 브레이킹의 세계적 확산이다. 프랑스,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 등 강국이 고르게 분포해 문화적 편중이 적고, 대중성이 넓다. 2020년대 들어 브레이킹은 100여 개국 이상에서 대회가 열릴 정도로 글로벌화되었습니다. 문화적 편중이 적어 올림픽 이상에 부합했던 것이다.

브레이킹은 예전에는 문화·예술의 한 장르였지만, WDSF(세계댄스스포츠연맹)가 심사 기준(기술·창의성·스타일·배틀 수행력)을 스포츠화하여 국제대회에 적용했다. 덕분에 올림픽 종목으로서 공정성·채점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브레이킹은 뉴욕 브롱크스의 거리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말, 힙합 음악의 비트에 맞춰 몸을 회전시키고 점프하며 기술을 겨루던 이 춤은, 처음엔 순수한 길거리 문화였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브레이킹은 단순한 예술 표현을 넘어 국제 대회가 열리는 ‘경쟁 종목’으로 변모했다. 이 변화의 길은 곧 올림픽으로 향하는 초석이 됐던 것이다. 브레이킹은 이제 올림픽 무대에서, 자유와 창의, 기술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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