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커플스. 사진[AP=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1113052806537dad9f33a29211213117128.jpg&nmt=19)
65세 베테랑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2개,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단독 선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7언더파)에 6타 뒤진 공동 11위로 첫날을 마쳤다.
1959년생인 커플스는 마스터스에서 32년 전인 1992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PGA 투어 통산 15승을 자랑하는 그는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평생 출전권을 활용해 올해도 그린 재킷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이날 커플스는 14번 홀(파4·440야드)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191야드를 남기고 6번 하이브리드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초입에 떨어진 뒤 경사를 타고 흘러 홀에 빨려 들어가는 이글을 기록한 것이다. 이 순간 오거스타 골프장에는 가장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이글 직후 커플스는 주먹을 불끈 쥐며 팔을 흔든 뒤 클럽 헤드에 입을 맞추는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함께 경기한 35세의 해리스 잉글리시(미국)와 33세 테일러 펜드리스(캐나다), 그리고 캐디들도 주먹을 맞부딪치며 축하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라운드 후 커플스는 "정말 즐겁고 멋진 라운드였다. 마스터스 파 4홀에서 이글을 한 건 처음인 것 같다"면서 "갤러리 반응도 대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컷 탈락했던 그는 "그땐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지금 생각해보면 클럽도 맞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올해는 이 코스를 잘 공략할 수 있는 클럽 세트를 갖고 왔다. 내일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커플스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고령(63세 182일) 컷 통과 기록을 세우며 최종 공동 50위를 차지했다. 올해 그가 이틀 연속 좋은 경기를 펼쳐 컷을 통과한다면 자신의 최고령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67세의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역시 노익장을 과시했다. 1957년생인 랑거는 자신의 41번째이자 마지막 마스터스 출전을 앞두고 버디 하나와 보기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기록, 공동 51위에 올라 컷 통과 가능성을 열어뒀다.
1985년과 1993년 두 차례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랑거가 컷을 통과하면 커플스를 뛰어넘는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우게 된다. 랑거는 프로로 전환하기 전 아마추어 시절이던 1982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커플스와 랑거의 활약은 현대 골프에서 기술과 장비의 발전으로 비거리가 중요해졌음에도, 코스 매니지먼트와 그린 플레이 등 노련함이 여전히 마스터스에서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단독 선두에 오른 저스틴 로즈(44)도 40대 중반의 나이로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7언더파 65타를 기록해 세대를 초월한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로즈는 공동 2위 그룹(4언더파)에 3타 차 앞선 독보적인 리더보드를 형성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의 임성재도 커플스와 함께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4언더파 68타로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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