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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검찰, 마라도나 사망 '살인 사건'으로 규정... 의료진 7명 재판 돌입

2025-03-12 15:52

'마라도나 사망 사건' 법정에 선 주치의(오른쪽 2번째). 사진[연합뉴스]
'마라도나 사망 사건' 법정에 선 주치의(오른쪽 2번째). 사진[연합뉴스]
아르헨티나 검찰이 2020년 사망한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의 죽음을 '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담당 의료진에 대한 책임을 강력히 추궁하고 있다.

산이시드로 3형사법원에서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파트리시오 페라리 지방검찰청 검사는 마라도나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 7명에 대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세 명의 판사로 구성된 형사재판부 앞에서 마라도나가 사망하기 직전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긴 충격적인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사진 속 마라도나는 입에 튜브가 꽂혀 있었고 배는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었다.

페라리 검사는 "우리는 마라도나를 희생자로 둔 범죄 현장을 보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마라도나의 집에서 공포의 극장을 연출한 공모자들"이라고 단호히 주장했다.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뇌수술 후 자택에서 회복 중 심부전과 급성 폐부종으로 60세에 생을 마감했다. 1년 이상의 수사 끝에 검찰은 마라도나를 담당한 의료진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의료 전문가 위원회는 마라도나의 위독한 상태를 보여주는 징후들이 무시됐으며, 최소 12시간 동안 그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는 명백한 신호가 있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법정 밖에서 진행된 마라도나 사망 책임자 처벌 시위. 사진[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법정 밖에서 진행된 마라도나 사망 책임자 처벌 시위. 사진[연합뉴스]
재판에 참석한 유족들 앞에서 검사는 "고인이 된 스타가 받은 치료는 재앙적이고 무모하며 빠진 것 투성이인 데다 전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마라도나의 주치의였던 레오폴도 루케를 포함한 피고인 측은 "모든 치료 방식과 형태를 가족과 협의하며 진행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피고인들에게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형량은 25년이며, 120여 명의 증인이 채택된 점을 고려할 때 재판은 앞으로 4~5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정 밖에서는 마라도나의 팬들이 모여 "정의 구현"을 외치며 피고인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선수 시절 마라도나의 유니폼 번호(10)와 스페인어로 '신'을 의미하는 'Dios'를 합친 'D10S'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이번 사건으로 총 8명이 기소됐으며,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1명은 마라도나의 시신을 최초 발견한 간호사로, 7월경 과실치사 혐의로 별도 기소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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