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2002년 때는 막내여서 아무 것도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장의 위치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고 했다. 축구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박지성은 또 "세 번째 월드컵을 치르면서 주장까지 맡아 정말 힘들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줘 고맙다"고 덧붙였다.
주장 완장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발언이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 주장 뿐 아니라 소속 클럽인 토트넘의 주장까지 맡고 있다. 보기에는 매우 영광스러워 보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화살받이가 된다
손흥민은 국가대표 주장으로 있으면서 참으로 처참한 경험을 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후배들이 잘 따라주지 않아 심한 가슴앓이를 했다. 오죽했으면 대표팀을 관둘 수도 있음을 시사했을까.
손흥민은 또 토트넘 동료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같은 팀 선수이기 때문에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일부 과격 팬들은 손흥민의 발언을 문제 삼아 주장 박탈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들은 손흥민이 토트넘 '최악의 주장'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의 리더십을 폄훼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그는 경기 도중 부상을 입고 결장 중이다. 대표팀의 10월 경기에도 뛰지 못하게 됐다.
손흥민은 지금 심신이 피곤한 상태에 있다. '괜히 주장을 맡았나'라며 후회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그럴 성격이 아니다. 주장을 그만하는 그날까지 참고 견딜 것이다.
손흥민도 언젠가는 은퇴할 것이다. 그 후 그가 무슨 일을 할지는 알 수 없으나 2개의 주장 완장 찼던 경험은 미래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