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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90] 양궁에서 왜 ‘슛오프’라고 말할까

2024-08-27 06:29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미국의 엘리슨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관왕에 오른 김우진. [파리=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미국의 엘리슨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관왕에 오른 김우진. [파리=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은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을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6-5(27-29 28-24 27-29 29-28 30-30 10+-10)로 누르고 끝내 우승했다. 승부는 4.9㎜에 갈렸다. 두 선수는 5세트까지 세트 점수 5-5를 기록하는 진땀 승부를 펼쳐 보였다. 마지막 슛오프에서 김우진과 엘리슨의 화살 모두 10점과 9점 라인 근방에 떨어졌다. 둘 다 10점으로 인정됐으나 화살부터 정중앙까지 거리가 김우진은 55.8㎜, 엘리슨은 60.7㎜였다.

‘슛오프’란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때 마지막 한 발의 기회를 주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 ‘Shoot off’라고 쓴다. 슛오프는 원래 ‘빨리 떠나다’, ‘서두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동사 ‘Shoot’는 ‘쏘다’, ‘던지다’라는 뜻을, 부사 ‘off’는 ‘떨어진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Shoot’는 독일어 ‘Skeutan’에서 유래했다.

스포츠용어로 슛(Shoot)과 샷(Shot)을 구별하지 않고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단어는 엄밀한 차이가 있다. 샷은 슛의 과거형 동사이다. 따라서 슛은 총이나 활 등 발사체에서 쏘는 행동을 의미하며, 샷은 이미 발사된 행동을 뜻한다. 하지만 축구에선 슛이라는 단어를, 골프 등에서 샷이란 단어를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은 1980년대부터 양궁에서 슛오프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1987년 1월23일 ‘양궁(洋弓) 1점차(差) 선두’ 기사는 ‘구자청(具滋晴)과 임명란(任明蘭)이 양궁국가대표선발 2차평가전에서 각각남녀부의 수위를 차지했다.
22일 태릉실내경기장에서 벌어진 그랜드파이널경기에서 남자부의 구자청(具滋晴)(한체대)은 2위의 양창훈(楊昌勳)(선덕고)을 1점차로 따돌리고 3백33점을 기록,선두를 차지했으며,여자부의 임명란(任明蘭)(대전시청)도 종합점수에서 2위보다 1점이 더많은 3백34점을 맞혀 간발의차로 앞자리에 나섰다.남녀각각 12강이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 남자부의 김춘식(金春植)(진해종고)은 양창훈(楊昌勳)과 3백32점으로 동점을 이뤘으나 순위를 가름하는 슛오프에서 명중률이 앞서2위를 확보했다.또 여자부역시 왕희경(王喜敬)(진해여고)과 박종숙(朴鍾淑)(인천시청)이선희(李善熙)(광주중앙여고)등 3명이 타이를 이뤄 슛오프결과에 따라 왕(王)과 박(朴)이 2—3위로 랭크됐다’고 전했다.

대한양궁협회 경기규칙에 따르면 동점일 경우, 선수당 한 개의 화살의 슛오프가 갖도록 한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경기에서 이기며, 동점일 경우, 가운데에 가장 가까운 화살을 쏜 선수를 승자를 결정한다. 선수들은 슛오프가 벌어지면 한발 한발 사활을 걸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일 수 밖에 없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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