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실한 주전이 아니면 아파도 아픈 척하지 말아야 한다. 교체되면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다시 콜업되기가 쉽지 않다.
기회가 주어지면 있는 힘을 다 해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기회를 줬는데도 살리지 못하면 도태된다.
트리플A에서는 펄펄 날다가도 정작 빅리그에서는 죽을 쑤는 선수도 적지 않다. 그런 선수들은 일단 눈밖에 날 수밖에 없다. 다시 콜업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데렉 쉘튼 감독은 트리플A 선수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 아주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외부 빅리그 출신을 영입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는 대놓고 트리플A 타자들의 실력을 평가절하한다.
배지환이 그런 케이스다.
트리플A를 폭격했던 배지환은 그러나 빅리그에서는 부진했다.
우여곡절 끝에 콜업된 지난 5월 22일(이하 한국시간) 콜업됐다.
하지만 8경기 만에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배지환은 8경기 동안 0.208(24타수 5안타)에 그쳤다. 쉘튼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 데 실패했다. 부상 회복 후 트리플A로 강등되고 말았다.
그리고는 한 달이 다 됐는데도 콜업되지 않고 있다. 이 기간 배지환은 또 트리플A 투수들을 초토화했다.
셸튼 감독은 왜 그를 부르지 않는 걸까?
8경기 내용을 살펴보자. 장타가 단 한 개도 없다. 5개 모두 단타였다. OPS는 0.478에 불과했다.
샘플이 작기는 하지만 결국, 이 때의 타격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치자 트리플A로 강등됐다고 볼 수 있다.
다시 익숙한 트리플A로 돌아간 배지환은 울분의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셸튼 감독은 외면하고 있다.
셸튼 감독은 배지환을 아직 빅리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젯도 배지환에게 적절한 자리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배지환의 공격력으로 중견수를 맡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배지환은 가장 논리적인 트레이드 카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피츠버그에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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