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김학수의 사람 ‘人’] “대학생 골퍼들이 꿈을 키우는 연맹을 만들겠다”…한국대학골프연맹 한진우 신임 회장

2024-03-01 07:41

한진우 한국대학골프연맹 회장이 취임식에서 연맹기를 들고 있다.
한진우 한국대학골프연맹 회장이 취임식에서 연맹기를 들고 있다.
대학골프연맹 회장을 맡아 보라는 제의를 처음 받을 때는 너무나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자산이 꿈꾸던 일에서는 성공적인 삶을 살았지만 대학골프 회장은 자신과 너무나 다른 영역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가로서, 사회인으로서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살아왔다. 서울과 경기도 요지에 주유소 여러 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서일석유 대표이사와 흑마늘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점보갈릭 대표이사는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그의 직함이다. 사회적으로는 지난 해 대한민국 ROTC 중앙회장을 맡았으며, 인하대총동창회 회장, 한국주유소협회 중앙회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안양시 상공회의소 부회장,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라는 직책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기업가와 사회인으로 잘 살아온만큼 비록 생소하기는 하지만 대학골프연맹 회장을 맡아 해보면 교육적 가치도 높고 보람도 클 것이라는 지인의 권유를 끝내 뿌리치지 못하고 수락했다. 한국대학골프연맹 한진우(64) 신임 회장은 지난 달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4층 베를린홀에서 열린 한국대학골프연맹 제10대 회장 이임식 및 제11대 회장 취임식에서 대한골프협회 김동욱 고문, 대학골프연맹 임원과 대의원 등의 취임 축하인사를 받으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한 회장은 공식 취임식이 열리기 전 주말, 코로나 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4년간 성공적으로 연맹을 이끈 이행우 전임 회장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점심 식사자리에 초대했다. 생각지도 않게 맡게 된 대학골프연맹 회장이 해야될 업무에 대한 조언도 함께 듣고 싶어서였다. 이 자리에서 한 회장은 이 전임 회장이 ROTC 18기 출신으로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연구원 생활을 하다 바이오 업체 ㈜보타메디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 회장은 “ROTC 선배님인 이 전임 회장께서도 지인의 부탁을 받고 잘 몰랐던 대학골프연맹 회장을 맡아 4년간 해봤더니 기업인의 사회봉사라는 측면에서 보람도 많았다고 하셨다. 한창 골프 실력을 키우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한국 골프의 밝은 전망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며 그의 취임을 축하해줬다고 한다. 전임 회장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고 회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부담감을 갖게됐다고도 했다.

한진우 신임 회장(오른쪽)이 이행우 전임 회장에게 감사패를 건네고 있다.
한진우 신임 회장(오른쪽)이 이행우 전임 회장에게 감사패를 건네고 있다.


“회장 역할을 잘 해 연맹 발전에 기여하겠다”


한 회장은 “평소 골프에는 관심이 많지만 골프연맹 업무는 전혀 문외한이다. 연맹 임원과 대의원 여러분들과 함께 회장 역할을 잘 해 연맹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빠른 시일내에 집중적인 노력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장을 맡으면서 연맹 재정 상태부터 먼저 파악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너무 열악해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했다. 재정 자립도를 높여서 연맹을 안정시키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학 연맹은 대회를 할 때마다 1천500만원씩 적자 운영을 하면서 연맹 재정이 거의 바닥 상태였다고 한다.


한 회장은 “대학교수님들 위주로 그동안 운영해오다보니 외부 스폰서를 영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았다”며 “평소 나와 친한 기업인들 몇 분을 부회장으로 모셔 후원금을 모으고, 스폰서십을 활성화해 연맹 대회 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그동안 비영리 임의단체였던 연맹을 비영리 사단법인 및 공익법인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부금 처리가 가능한 단체로 지정해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연맹 선수들과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혜택과 특전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맹은 그동안 기부금을 받더라도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주지 못해 기부자들이 세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잦았다.

연맹이 사단법인화를 하는데 필요한 법정 기금 5천만원은 한 회장과 기업인 부회장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한 회장은 매년 5천만원을 기부금으로 내놓고 연맹를 지원할 계획이지만 법인화 사업에 곧 구성될 부회장단과 함께 별도의 비용을 흔쾌히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한 회장은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것을 시스템화해서 누가 회장이 돼더라도 잘 운영될수 있는 그런 연맹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비록 내 임기는 4년이지만 2년만 하고도 누구에게 맡겨도 될 정도로 안정적인 연맹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회장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대학골프연맹의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 ‘연맹 40년사’를 발간할 계획이다. 그는 “40년사는 연맹 역사를 정리해 대학골프인들에게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동안 연맹에 참여했던 분들의 역사적 고증을 거쳐 연맹이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정리해 책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연맹은 올해 제41회 OK금융 한국대학골프대회(3월11~13일), 2024 한국대학골프선수권(3월25~27일), 2024 우수대학생 골프대회(미정), 제41회 회장배 대학대항골프대회(골프존카운티 오라), 2024 전국대학골프대회(미정) 등 국내 5개 대회와 2024 세계대학골프선수권대회(8월27~30일·핀란드) 등 국제대회 1개 등의 사업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한진우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한국대학골프연맹 취임식에서 연맹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진우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한국대학골프연맹 취임식에서 연맹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꿈을 이루는 무대로 만든다

한국대학골프연맹은 대한골프협회 산하 단체로 1984년 창설된 이후 대학 골프 선수들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한국 국가대표·상비군 대부분 연맹 소속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한 임성재, 김민휘, 강성훈 등이 모두 대학 대회를 거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서 활약하는 김효주, 유해란 등도 모두 대학 대회를 거쳤거나, 현재 연맹 소속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연맹은 오랫동안 한국 골프의 경쟁력을 키우며 많은 유망 선수들을 배출한 것이다.

한 회장은 “연맹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공존하는 유일한 단체이다. 대회도 프로부문과 아마부문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프로골퍼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아마추어 골퍼들이 프로 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며 “앞으로 정규 대회 뿐 아니라 프로암, 이벤트 대회들도 만들어 골퍼들의 참여 기회를 넓혀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무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계속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선수들은 많은 경기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험을 폭넓게 쌓으면 자연히 경기력도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진우 회장
한진우 회장


사업가와 사회 활동가 한진우 회장

한 회장은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가진 준비된 회장이다. 주유소 사업으로 성공한데다 사회인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하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한 회장은 ROTC 20기로 임관, 공병장교로 근무했으며 대림산업을 거쳐 ㈜ 서일석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ROTC 중앙회장을 역임했다.

1968년 화성주유소로 설립해 1988년 법인으로 전환된 55년 전통의 서일석유는 현재 인천, 경기, 서울 지역에서 15개의 주유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한 회장은 1988년 가업을 물려받아 전국 1 2천개 주유소 가운데서도 압도적 매출을 자랑하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공군 장교출신이었던 아버지가 소령으로 예편한 퇴직금을 종잣돈 삼아 주유소를 동업, 훗날 홀로 5개 이상으로 늘렸다. 상서로운 기운이 최고로 깃드는 에너지충전소라는 의미에서서일(瑞一)’이라는 이름을 붙인 서일주유소는 1988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한 회장이 합류하면서 규모나 시스템 면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찾게 됐다. 가업을 이어받았지만 막상 경영은 쉽지 않았다. 1997 IMF 2008년 금융위기 여파 등을 겪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창립 40주년인 2008 5, GS칼텍스 대리점 라이센스를 받은 서일석유는 성장의 밑거름을 마련했다. 또한 일찌감치 주유소 다수를 셀프사업장으로 전환시킴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했다. 연매출 3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 회장은 2012년부터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황제마늘브랜드를 내세운 ()점보갈릭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2012년 주유소협회 회장 당시 ROTC 동기의 간곡한 투자부탁을 받고 시작한 ()점보갈릭 사업은 일반 마늘보다 6배가 큰황제마늘을 브랜드화해 발효효소진액, 갈릭꼬, 코끼리마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식품시장에서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애국심과 국가적 사명감이 누구보다도 투철하다. 인하대 ROTC 명예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소위 임관 때 4천여명을 대표해 임관 신고를 했다. 1984년 중위 전역 이후 ROTC 20기 동기 회장, ROTC 중앙회 임원 등으로 줄곧 활동해왔다. ROTC는 그를 위한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OTC 조직을 통해 회원들의 경조사를 챙기고 불우이웃돕기와 각종 장학금 사업 등을 펼쳤다. ROTC 중앙회 장학금은 2022년까지 국내 2,179명의 후보생과 주니어 ROTC 38, 국외 동문 자녀 72명에게 약 22억여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는데 한 회장은 많은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십년 전 시작한 골프는 로우 핸드의 고수 실력을 갖고 있다. 호쾌한 장타를 날리는 그의 드라이버는 한때 프로골퍼 수준의 거리를 자랑했다. 지금은 나이 때문에 거리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240m 정도는 거뜸히 날린다. 한 회장은 자녀도 성공적으로 잘 길러냈다. 그를 빼닮은 큰 딸은 미국 사립 명문대 NYU를 졸업한 재원이다. 큰 딸과 터울이 진 둘째 딸도 미 대학에서 수학을 했다.

한 회장은 “골프 회장을 맡은 것을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해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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