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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14] 왜 탁구에서 ‘볼(ball)’을 ‘공’이라고 말할까

2023-06-12 04:53

신유빈-임종훈 혼합복식조가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공을 넘기는 모습. [대한탁구연맹 제공]
신유빈-임종훈 혼합복식조가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공을 넘기는 모습. [대한탁구연맹 제공]
탁구에서 ‘구’자가 들어간 것은 구기 종목이라는 의미이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정구 등에 ‘구’자가 마찬가지로 붙어 있다. ‘구’는 한자어 ‘공 구(球)’자에서 나왔다. 공이라는 뜻이다. 영어 ‘ball’을 번역한 말이기도 하다. (본 코너 1001회 ‘왜 ‘탁구(卓球)’라고 말할까‘ 참조)

구기종목에서 사용하는 볼은 영어 '볼(ball)'이라는 발음 대신 우리말 ‘공’이라고 말한다. 탁구공, 축구공, 야구공, 농구공, 배구공 등으로 말이다. 공이라는 말은 한자어 ‘구(球)’에서 음역 대신 의역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구한말 미국에서 선교사를 통해 들어왔거나 일본을 통해 들어온 스포츠 종목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점차 익숙해지며 필요에 따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해본다. 어떤 구체적인 규정이나 용어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본 코너 122회 ‘왜 ‘골프볼(Golf Ball)’이 아닌 ’골프공‘이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에서 'ball'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205년 영어 시가에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어의 기원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대 게르마니아어 ‘발루(Bollr)’에서 중세 영어 ‘발(Bal)로 바뀌면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대 스웨덴어 ’발러(Baller), ‘중세 독일어와 네덜란드어 ’발(Bal)’도 같은 어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만약 볼이 게르만어에 기원을 두었다면 라틴어 '폴리스(Foll-is)'와 같은 의미인 "폭발되거나 부풀려진 것"이라는 동의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후기 중세 영어의 철자에서 이 단어는 프랑스어 ‘발레(Balle)와 그래픽적으로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발레‘는 그 자체로 게르만어의 기원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탁구공은 말 그대로 탁구를 하는데 쓰는 공이다. 탁구공은 원래 셀룰로이드로 만들었다. 다만 셀룰로이드라는 물질이 발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있어, 2014년 플라스틱 재질의 폴리공을 거쳐 2018년부터 국제탁구연맹이 공식적으로 ABS수지의 플라스틱으로 재 바꾸었다. 색깔은 흰색과 오렌지색 두 가지가 있다.
탁구공은 국제 대회에 공식적으로 채택된 구기 종목 공 가운데 가장 작고 가볍다. 2000년 10월 변경된 국제 규격은 재질에 관계없이 지름 40mm, 무게가 2.7g이다. 그 이전까지는 지름 38mm, 무게 2.5g의 규격을 썼다. 크기와 무게를 키워 빠른 공격 스타일의 중국 탁구 독주를 견제하고 파워가 좋은 서구 선수에게 유리하게 공기저항과 회전량이 많도록 변경한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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