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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ML 진출 꿈꾼 '처남과 매부' 최고타자 자존심 지킨 이정후에 아예 등판도 못한 고우석, 극명하게 희비 엇갈려

2023-03-13 08:50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와 타자로 처남과 매부가 동시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가 10일 WBC 2차전인 일본전에서 3회 일본 선발 다르빗슈로 부터 안타를 뽑아낸 데 이어 5회초에는 이마나가로부터 2루타를 날린 뒤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정후가 10일 WBC 2차전인 일본전에서 3회 일본 선발 다르빗슈로 부터 안타를 뽑아낸 데 이어 5회초에는 이마나가로부터 2루타를 날린 뒤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고우석(LG 트윈스)이다. 고우석이 이정후의 여동생인 가현씨와 지난 1월 결혼을 하면서 동갑내기에다 절친이었던 사이가 이제는 매부와 처남으로 바뀌었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지난해 KBO 리그 최고의 타자와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정후는 2년 연속 타격왕을 비롯해 타점(113점) 최다안타(193개) 출루율(0.421) 장타율(0.575) 등 타격 5관왕으로 MVP에 올랐다. 처음으로 23홈런(공동 5위)으로 20홈런도 넘어섰다.

이에 질세라 고우석은 61경기에 나서 42세이브(4승2패) 평균자책점 1.48로 첫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역대 8번째 40세이브를 넘긴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정후와 고우석의 공통점은 매부와 처남으로 끈끈한 혈연을 맺었다는 것 이외에도 두 선수 모두 KBO 리그 타자와 투수의 대표 주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이미 올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나서기로 구단의 허락을 받았다. 연봉도 6년차 선수로는 최고액인 11억원에 사인했다.

고우석은 올시즌 연봉계약을 하면서 비FA로 8년 계약에 지금까지 계약 사례를 뛰어 넘는 역대 최고액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하고 4억3000만원에 사인, 팀내 FA를 제외하고 최고액 선수가 됐다.

고우석은 6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불펜으로 나선 뒤 목 통증을 호소한 뒤 정작 WBC 본경기에서는 아직 한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고우석은 6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불펜으로 나선 뒤 목 통증을 호소한 뒤 정작 WBC 본경기에서는 아직 한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고우석이 LG 트윈스의 파격적인 제안을 거절한 것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2024년까지 두 시즌을 더 뛰고 8시즌을 채우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빠르면 2025년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 만 27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3 WBC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이정후와 고우석의 쇼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충분히 8강을 넘어 4강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장미빛 전망도 뒤따랐다.

하지만 막상 WBC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정후와 고우석은 희비가 완전히 교차했다.

이정후는 한국대표팀이 1승2패로 1라운드 탈락이 유력시되는 가운데도 제몫을 충분히 해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차전인 호주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2득점, 2차전인 일본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3차전인 체코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3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12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 그나마 한국 최고 타자로 자존심을 살렸다.

이정후는 특히 일본 투수들을 상대한 소감으로 "실력차이가 있다. 처음 보는 공을 치게 돼 좋았다"라며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 분한 마음도 있고 '이건 뭐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런 이정후와 달리 한국 대표팀의 확실한 마무리로 기대를 모았던 고우석은 아직 한 게임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일본을 맞아 사사구 9개를 내주며 13피안타로 난타를 당하는 동안에도 더그아웃에서 가만히 지켜봐야만 했다. 바로 WBC 공식 평가전인 6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전에 불펜으로 나섰다가 목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한 뒤 대표팀에서 그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경기전 계속해서 캐치볼을 정상적으로 하며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말만 있을 뿐 나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여전한 통증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WBC에서 KBO 리그는 전체적으로 과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고우석이 목 통증으로 출장을 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과대평가된 KBO 리그에서의 성적에는 고우석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 어쨌든 고우석은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명성에 흠집이 남게 됐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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