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 홈런 뿐이 아니다. 애런 저지의 시즌 62호 홈런볼도 마찬가지다. '승자독식'이다. 옆 사람들은 그저 부러운 눈으로 입맛만 다실 뿐이다.
그런데 일본 도쿄 돔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12일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B조 호주전에서 일본의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가 호주의 선발 투수 좌완 윌 셰리프와 상대했다.
1회초 무사 1,2루에서 오타니는 2구째 한가운데 변화구를 놓치지 않고 도쿄돔 오른쪽 담장을 넘어 스탠드쪽에 직격했다. 비거리120m짜리 3점 홈런이었다. 오타니의 WBC 첫 홈런이었다.
오타니가 친 홈런 타구는 도쿄돔 오른쪽 외야 관중석 상단에 자리한 자신의 사진이 걸려있는 초대형 간판을 맞고 떨어졌다.
다른 선수가 친 홈런이라면 그저 열광만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오타니의 홈런은 다르다. 그가 친 첫 홈런이기에 누가 홈런볼을 잡느냐도 일본이들에게는 특별한 관심사였다.
![오타니의 홈런볼을 휴대폰으로 찍고 있는 일본 야구 팬들. [폭스TV 중계 화면 캡처(MLB닷컴)]](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30312230345091074fed20d3049816221754.jpg&nmt=19)
행운의 주인공은 여성이었다. 그는 홈런볼을 잡은 후 신기한 듯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관중에게 공을 건네주었다. 팬들은 돌아가며 홈런볼을 찍었다. 그리고 그 홈런볼은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갔다.
해당 여성은 "좋은 경험이었다. 그 경험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미국 TV방송중계진은 감탄했다.
이 여성은 홈런볼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일본 야구 전당 측이 기념비적인 오타니의 홈런볼을 전시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회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대생이 얼마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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