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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속죄'

2023-03-11 14:17

[신간]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속죄'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는 1979년 등단 해 서정시와 민중시를 넘나든 고형렬 시인의 첫 번째 시선집이다.

문학평론가 정과리가 시인이 44년간 펴낸 15권의 시집과 2권의 장시집, 잡지에 발표한 시 등 1천여 편 가운데 엄선했다.

시인이 발 디딘 곳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부터 분단된 조국에 대한 회한, 노동·생태·환경 메시지까지 너른 시야로 사유한 시들이 5부에 나눠 실렸다.

'풍찬노숙, 이 사회의 길은 영겁으로 열려 있다/ 그 길 자체가 길, 번쩍이는 얼음길/ 빛난다, 그 찢어진 발바닥의 길/ 너의 정의를 위해 권력을 가지려 하지 말라'('풍찬노숙' 중)

고형렬은 '시인의 말'에서 "시는 겉도는 삶보다 난해하고 때론 슬픈 액체로 채워진다"며 "잔설이 밟히던 열여덟에 봄처럼 가출해서 시작된 그 시는 끝나지 못했고 이곳까지 유랑의 혼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창비. 308쪽.

[신간]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속죄'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는 2011년 발표한 단편 '종이 동물원'으로 이듬해 세계적인 SF(과학소설) 환상문학상인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을 휩쓴 켄 리우의 단편집이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과와 로스쿨을 졸업하고, 기술 전문 법률 컨설턴트로 일하며 소설을 쓴다.

이번 단편집은 국내 미출간 단편 중 11편을 엮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이 화두인 가운데 디지털 인격체를 다룬 '신들은 목줄을 차지 않을 것이다', '신들은 순순히 죽지 않을 것이다', '신들은 헛되이 죽지 않았다'를 '포스트휴먼 3부작'으로 실었다.

이야기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매디가 아빠 유품인 구닥다리 노트북에서 의문의 그림문자 채팅 메시지를 받으며 시작된다.

국내 독자의 눈길을 끄는 건 '북두'이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도우려 파병된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일본군에 함락된 평양성을 탈환하고자 공명등(풍등)을 타고 상대를 정찰하는 이야기다.

드론 조종사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소재로 한 '루프 속에서', 종교적 믿음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려는 남자의 이야기인 '1비트짜리 오류',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우수리 불곰' 등 다양한 시대와 소재를 아우른 이야기가 흥미롭다.

황금가지. 400쪽.

[신간]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속죄'

'속죄'는 영국에서 2001년 출간돼 42개 언어로 번역된 이언 매큐언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이다.

국내 출간 20년 만에 개정판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왔다.

작가를 꿈꾸는 소녀 브라이어니의 오해와 상상이 한 연인을 비극적인 운명으로 몰아간 이야기다. 로맨스와 전쟁 서사지만 상상력의 파괴적인 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다.

이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흥미진진한 스토리, 등장인물의 탁월한 심리 묘사, 섬세하고 장중한 문체로 21세기 고전 반열에 올랐다. 2008년 영화 '어톤먼트'로도 만들어졌다.

'속죄'의 전작이자 영국 부커상 수상작인 '암스테르담'(1998)도 세계문학전집으로 함께 출간됐다.

문학동네. 556쪽.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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