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세상이 뉴진스다. 아직까지 음원 차트 최상단에는 뉴진스의 곡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통신, 패션, 의류, 교육,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뉴진스를 광고모델로 섭외하고 있다.
EP 앨범 ‘뉴진스’ 음원을 발매하면서 데뷔한 뉴진스는 국내 주요 음원차트는 물론이고,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석권했다. 앨범 트리플 타이틀곡 ‘어텐션(Attention)’과 ‘하이프 보이(Hype boy)’ ‘쿠키(Cookie)’는 정식 발매 후 이날까지 국내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어 2022년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1일(한국 시각) 차트데이터에 따르면 뉴진스는 데뷔 앨범으로 미국 누적 앨범 판매량 10만장을 넘어섰다.
지난달 'OMG'를 발매하면서 ‘글로벌 뉴진스 신드롬’을 일으켰다. 특히 뉴진스는 해당 앨범의 선공개 곡 'Ditto'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핫 100'에 입성하기도 했다.
이는 타 아이돌 그룹이 N년 만에 이룬 성과인 반면 뉴진스가 데뷔 후 불과 6개월 만에 해낸 기록이다. 4세대 그룹으로서는 최초의 기록으로 뉴진스는 괴물 신인을 넘어 글로벌 신성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 특히 뉴진스는 별다른 홍보 콘텐츠 없이 차별화된 론칭 전략을 앞세워 밀리언셀러로 등극, 신드롬급 인기를 입증했다.
매일 찾게 되고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진(Jean)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뉴진스의 꿈은 현실이 됐다. 이에 뉴진스가 새로 쓴 '걸그룹 성공 법칙' 몇 가지를 살펴본다.
◇ "안꾸며도 예뻐"...편안한 스타일 제시
뉴진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형화된 K 팝의 기존 공식을 따르지 않은 참신함이 보인다.
기존 공식이라 하면은 '강렬하고 화려한 무대가 대중을 사로잡는다'는 것. 그중 블랙핑크가 이 공식을 토대로 성공했고, 이에 걸그룹들은 '걸크러쉬'를 고집하게 됐다.
지난 Mnet '퀸덤' 시리즈만 해도 그렇다. 청순 콘셉트를 유지하던 걸그룹들이 너도나도 우승을 위해 '걸크러쉬'를 한껏 장착한 무대 꾸몄다. 맞지 않는 '걸크러쉬' 콘셉트를 억지로 밀고 가다 오히려 낭패를 본 팀도 있었다. 가수 본인 스스로도 '걸크러쉬'에 갈증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뉴진스가 K 팝계에 새로이 구축한 장르는 바로 '이지리스닝'이다. 심플함 속에 멤버들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다채롭게 담아내 오히려 세련미가 느껴진다.
어쩌면 대중들은 끊임없이 귀를 강타하는 비트와 사운드, 강렬한 퍼포먼스에 지쳐있었을 수도 있다. 이에 뉴진스는 꾸미지 않은 자신만의 장르로 대중의 지친 눈과 귀를 달래주었던 것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은 그룹의 이미지와 기획 단계에 맞춰 보통 스토리텔링을 짜는 편인데, 뉴진스는 K팝 시스템 안에서도 장르 뮤지션들(BANA 소속 아티스트 등)에게 선택지를 맡기는 개념에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맥시멀하거나 급격한 구간 변경, 억지 랩이나 고음 파트가 없고 코드 변화 또한 기존 K팝에 비해 다양하지 않아 듣기에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봤다.
◇ Y2K 콘셉트로 향수 자극
열심히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하던 밀레니얼 세대가 30대에 접어들며 대한민국에 Y2K 열풍이 찾아왔다. 이러한 유행이 어느덧 가요계에도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뉴진스가 있다.
뉴진스의 신곡 'OMG'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패션, 크롭 스타일 티셔츠에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 동물 모양의 모자를 착용한 모습은 1990년대 말~2000년대 패션을 떠올리게 한다. 옛날 패션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 아니라,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이 '뉴진스룩'의 묘미다. 2000년대 스타일을 따라가되 차분한 색상으로 표현하거나 검고 긴 생머리로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또한 'Ditto'에서는 옛날 교복과 캠코더,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 쓴 모습으로 '여고괴담'을 방불케 하는 세기말 학창 시절 분위기를 자아냈다.
'Attention' 속 뉴진스 멤버들의 긴 생머리에 크롭한 티셔츠, 펑퍼짐한 청바지 스타일링은 아련한 그때 그 감성을 자극기했고 'Hype boy'에서 뉴진스는 2000년대 초 하이틴 스타로 완벽 변신하며 매력 발산했다.
전 세대를 통합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뉴진스 답게 그들의 Y2K 콘셉트는 30대는 물론 기성세대 문화를 '힙'하다 여기는 10, 20대의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했다.
아이돌 가수가 재해석하는 옛날 패션이 1020세대에게는 따라 하고 싶은 '힙'한 문화로 다가온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성세대에게는 복고지만 그 시대를 겪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한 콘텐츠인 것"이라며 "옛날 아이템에 자기만의 스타일링을 더해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Y2K 패션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패션을 의미하는 Y2K 패션(연도 year·숫자 2·숫자 1,000을 뜻하는 kilo의 앞 글자를 딴 단어) 열풍이 올해는 뉴진스의 인기를 타고 더 뜨겁고 강해질 전망이다.
◇ 뉴진스 밈, "뉴진스의 하입 보이요"...Z세대 바이럴 마케팅 효과 Up
요즘 MZ 세대에게 길을 물으면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답한다.
뉴진스의 인기가 치솟으며 "뉴진스의 하입 보이요"라는 밈(meme)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길을 물어보는 사람에게도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대답하고 지나치는 것이다.
왜 하필 뉴진스의 '하입 보이'냐는 의문에는 '당시 가장 유명한 곡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적절해보인다. 패러디는 점차 발전했고 모든 질문에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동문서답격의 대답을 하고 안무를 추며 지나가는 밈으로 퍼졌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