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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낙타 살려" ...월드컵으로 손님 몰려 카타르 낙타들 '몸살'

2022-11-29 15:42

앉아있는 낙타를 구경하는 소년 축구팬 [연합뉴스 자료사진]
앉아있는 낙타를 구경하는 소년 축구팬 [연합뉴스 자료사진]

"낙타 살려!!!"

카타르 낙타들이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백만 명이 넘는 축구팬들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카타르를 찾아 오고 있다.

애꿎은 낙타들도 덩달아 관광놀이에 동원되는 바람에 '초과근무'는 기본이고 과적으로 혹사 당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카타르에서는 대표적인 관광 상품인 '낙타 체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막이 펼쳐진 중동 국가인 카타르에서는 낙타체험에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릴 '인증샷'을 얻기 위해 낙타 위에 올라타거나 낙타와 '셀카'를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낙타와 '셀카'를 찍는 카타르 관광객 [사진=연합뉴스]
낙타와 '셀카'를 찍는 카타르 관광객 [사진=연합뉴스]


낙타 주인들은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거두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주인의 입꼬리가 올라갈수록 낙타들은 더 죽을 맛이다.

재주는 낙타가 부리고 돈은 주인 몫이다. .

어릴 적부터 낙타를 몰았다는 수단 출신 베두인(아랍계 유목민) 알리 자베르 알 알리.

그는 25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신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목동 동료들과 함께 일한다는 알 알리는 "월드컵 이전에는 평일 하루 평균 20명, 주말 50명 정도의 관광객이 낙타체험을 찾아 왔다"며 "지금은 오전에 500명, 오후에 500명 등 하루에 1천 명 가량이 낙타를 타러 온다"며 싱글벙글 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어떤 목동은 최근 낙타를 15마리에서 60마리로 늘렸다고 한다.

낙타를 탄 카타르 주민들이 올림픽을 알리는 광고판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낙타를 탄 카타르 주민들이 올림픽을 알리는 광고판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 알리는 "관광 가이드들은 일을 빠르게 진행하길 바란다. 그들은 우리를 압박한다"고 토로했다.

관광객 폭증에 그 누구보다도 고통받는 것은 하루에도 수십 명을 등에 태워야 하는 낙타들이다.

월드컵 개막 이래 카타르의 낙타들은 하루에 15∼20명, 많을 때는 40명씩을 태우고 있다.

낙타들은 보통 관광객 5명을 태운 후에야 비로소 잠깐의 휴식을 맛볼 수 있다.

낙타들은 사막에서 일출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길 바라는 관광객을 위해 심지어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업무량 탓에 피로 누적을 호소하는 낙타들도 있다.

알 알리는 낙타들이 너무 피곤하면 몸을 일으키기를 거부하거나, 일어난 뒤에 다시 주저앉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목동이 일어나지 않으려는 낙타를 강제로 일으키자 낙타가 앓는 소리를 내며 울부짖었다.

이 모습을 본 호주 출신의 여성 관광객은 "낙타들이 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며 소리를 지르는 소동도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막에서 낙타를 관광객들 [사진=연합뉴스]
사막에서 낙타를 관광객들 [사진=연합뉴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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