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치 힐과 넬슨 크루즈 이야기다.
둘은 같은 42세다. 힐이 생일이 빨라 최고령 메이저리거로 기록돼 있다.
이들은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며 올해도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힐은 웃은 반면, 크루스는 울상을 지었다.
힐은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124.1이닝을 던지며 4.2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연봉 500만 달러치고는 준수한 성적이다.
시즌 중 부상으로 한 달 쉬긴 했지만 여전히 내구성이 좋다.
힐은 최근 보스턴 구단 관계자들과 식사를 같이 하며 내년 시즌도 함께 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밝혔다. 선발 투수가 부족한 보스턴으로서는 힐 같은 베테랑이 필요하다.
올해도 남는 장사를 했으니 내년에도 500만 달러 수준에서 힐을 잘 써먹을 수 있다.
LA 다저스에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한솥밥을 먹기도 한 힐은 숱한 어려움 속에서 37세의 나이에 3년 4800만 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강등과 방출, 잦은 부상과 수술 등 그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다저스와 계약하기 전까지 그가 거쳤던 팀은 무려 28개였다. 메이저리그 8개팀, 마이너리그 18개 팀, 원터리그 1개팀, 독립리그 1개팀이었다.
그의 한결 같은 목표는 선발투수였다.
그 목표를 위해 그는 윈터리그는 물론이고, 독립리그를 마다하지 않았다.

반면, 크루즈는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크루즈에 18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0 234의 타율에 홈런은 고작 10개에 그쳤다. 도박이 실패한 것이다.
결국 워싱턴은 내년 1600만 달러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바이아웃 300만 달러를 주고 결별했다.
크루즈는 이제 갈 곳이 없어졌다. 설사 찾는다해도 연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가 절실히 필요한 팀이 크루즈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