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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준은 '하루살이' 메이저리거였다...앞으로도 이런 수모 또 당할 수 있어, 실력 키우는 수밖에 없어

2022-06-01 00:19

박효준
박효준
실력이 없으면 이런 수모를 당하는 것이다.

박효준이 빅리그에 콜업된 지 하루 만에 트리플A로 돌아갔다. 박효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벤 가멜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자 박효준을 콜업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박효준은 트리플A에서도 2할대 초반의 타율로 허덕이고 있었다. 모두 최근 성적이 좋은 배지환, 오닐 크루즈, 메이슨 마틴 중 한 명이 콜업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피츠버그 수뇌부는 엉뚱하게도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는 박효준을 올렸다.

이에 피츠버그 팬 사이트가 호통을 쳤다. 럼번터는 31일 “미봉책 그만하라”고 주문했다.

이 사이트의 지적은 옳았다. 피츠버그는 박효준을 콜업하던 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방출된 대만 출신 장첸청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너리그 계약한 선수를 같은 날 메이저리그에 올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하루 시간이 필요했다. 피츠버그는 장첸청을 일단 메이저리거로 활용해 볼 속셈이었다.

그런데, 가멜이 부상에서 26인 로스터에서 빠지자 누군가 한 명을 메이저리그에 올려야 했다.

그렇게 선택된 선수가 박효준이었다. 피츠버그가 박효준을 올린 것은 그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박효준은 선택한 것은 오로지 26인 로스터를 채우기 위한 ‘임시 방편’이었다. 장첸청이 올라올 때까지 숫자만 채우고 있으라는 것이었다.

결국, 박효준은 ‘하루살이’ 메이저리거였던 것이다.

피츠버그가 박효준을 올린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른 마이너리그 신분인 선수를 올리게 되면 40인 로스터 중 한 명을 뻬야 한다. 박효준은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다시 메이저리그 신분을 유지한 채 마이너리그로 보내면 된다. 여기에는 신분 상승에 따른 돈 문제도 얽혀 있다.

또, 어차피 하루만 메이저리그에 있다가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서 트리플A에서 잘하고 있는 선수를 굳이 올릴 이유는 없다.

박효준은 트리플A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기에 부담 없이 그를 올렸다가 내려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양현종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최근 KBO KT wiz와 계약한 웨스 벤자민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자기 집 안방 드나들 듯했다. 그 역시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가 하루 만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때도 있었다. 가장 길게 메이저리그에 있었던 기간이 2주였다.

결국, 시즌이 끝나자 벤자민은 텍사스를 떠났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그동안 숱한 선수들이 박효준과 같은 수모를 당했다. 이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선수보다 낙오된 선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박효준은 지금 시련을 당하고 있다. 그는 시즌 개막 로스터에 올랐다가 5경기에서만 뛴 후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수모를 또 당할 수 있다. 그러지 않으려면, 트리플A에서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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