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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엇갈린 '절친'의 운명...손흥민은 '국민 영웅' 됐는데 알리는 '미운 오리 새끼' 신세

2022-05-28 00:00

손흥민(왼쪽)과 델레 알리
손흥민(왼쪽)과 델레 알리
역시 사람은 일단 출세하고 봐야 한다. 운동선수는 잘해야 한다. 그래야 대접 받는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토트넘)은 지금 대한민국의 ‘영웅’이 됐다. 일국의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고, 기업들은 백지 수표를 내밀면서까지 그를 광고 모델로 모시려 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해외 매체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반면, 손흥민의 ‘절친’ 델레 알리(에버튼)는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그도 한때는 잘 나갔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이적료가 1억 파운드를 넘을 정도로 특급 대우를 받았다.

그랬던 그의 지금 신세는 말이 아니다. 토트넘에서 사실상 쫓겨나 에버튼에서도 ‘계륵’ 같은 존재로 추락했다. 에버튼도 포기하고 올여름 이적 시장에 2천만 파운드에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그 돈에 그를 데려갈 클럽은 전무하다. 결국, 에버튼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알리를 계속 데리고 있어야 할 판이다.

흥미로운 점은, 알리가 타 클럽에 이적할 경우 이적료의 25%를 토트넘이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토트넘은 알리를 에버튼에 넘기면서 단 한 푼의 이적료도 받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에게 들어가는 엄청난 주급 때문이었다. 경기에 나오지도 못하는 선수에게 매주 10만 파운드 이상의 주급을 주기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이적료를 포기하면서까지 그를 내보내 하루라도 빨리 주급 부담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던 것이다.

토트넘이 알리가 이적할 때 25%를 받는다는 조항을 삽입한 것은 자존심 때문이었다. 그래서 알리가 에버튼에서의 성적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 조항과 함께 타 클럽 이적 시 일정 부분의 보너스를 받는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은 것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받으면 좋고, 안 받아도 그만’이었다. 그저 빨리 알리의 이름을 토트넘에서 지워버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전도양양했던 알리가 나이 26세에 이렇게 추락한 것은 순전히 본인이 잘못했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알리의 가장 큰 차이는 ‘성실함’이다. 둘 다 축구 실력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로지 축구에만 집중하면서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이 바뀌면 그 감독의 전술에 맞는 훈련을 했다. 훈련장에서는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어느 감독인들 그런 선수를 좋아하지 않겠는가.

반면, 알리는 게을렀다. 조제 모리뉴 전 감독은 노골적으로 알리의 성실하지 못한 태도를 질책했다. 결국, 그는 결장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급기야 경기력마저 저하됐다.

선수는 언제든지 뛸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알리는 감독들이 출전 기회를 주지 않자 축구 이외에 일에 관심을 쏟았다.

손흥민도 언젠가는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늘 그렇게 해왔다.

그러나, 알리는 그렇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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