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손흥민이 토트넘이 아닌 빅클럽에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 정도의 팀 공헌도라면 20만 파운드 이상의 주급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손흥민이 다소 성급하게 토트넘과 연장 계약을 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절정기에 돌입했다. 여기에는 조제 모리뉴 감독의 전술 변화에 힘입은 바 크다. 모리뉴는 케인 중심에서 손흥민을 적극 활용하는 전술을 꾀했다. 이 과정에서 모리뉴는 케인에게 개인보다 팀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손흥민은 윙어이면서도 강력한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21~2022시즌은 그 같은 전술이 더욱 빛을 발했다. 특히,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새로 부임하고 1월 데얀 클루셉스키가 합류하면서 손흥민의 득점력이 더욱 강해졌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7골이나 뒤졌으나 금방 따라붙어 마침내 경력 최다인 23골을 넣으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에 등극했다.
여기에, 손흥민은 토트넘이 리그 4위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실제로 손흥민은 순위 경쟁이 치열해진 시즌 막판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이 토트넘을 챔피언스 리그로 진출시켰다고 호평했다. 팬들도 손흥민을 토트넘 올해의 선수로 인정했다.
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손흥민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흥민의 몸값이 더욱 치솟고 있는 분위기다.
이때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과 관련한 ‘밀당’을 했다면, 주급 20만 파운드를 훨씬 넘는 대우에 도장을 찍었을 것이다. 손흥민과 득점 공동 1위인 살라도 리버풀에 현재의 주급 20만 파운드에서 40만 파운드로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손흥민의 연봉은 프로에 뛰어든 지 12년 만에 20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6세였던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1부 리그) 함부르크 SV의 U-17팀에 입단한 뒤 2010년 연봉 57만2000유로(약 7억7천만 원)에 정식 계약을 맺은 손흥민은 세 시즌 동안 리그를 포함한 공식전 78경기에 출전해 20골을 넣으며 팀의 핵심 선수가 됐다.
이어 손흥민은 바이엘 레버쿠젠에 연봉 300만 유로를 받고 이적했다. 그곳에서도 두 시즌 동안 87경기에 출전해 29골을 터뜨렸다.
이때 토트넘이 손흥민을 성장세에 주목, 2015년 레베쿠젠에 이적료 3000만 유로를 지불하고 손흥민을 영입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연봉 442만파운드에 계약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마침내 만개했다. 프리미어리그(EPL) 적응 시기였던 2015~2016시즌(리그 4골)을 제외하고 매 시즌 10골 이상을 넣자 토트넘은 2018년 연봉 728만 파운드에 손흥민과 재계약했다.
손흥민의 경기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향상됐다.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토트넘에서 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3년 후인 지난해, 시즌이 시작되기 전 케인의 이적설이 나돌고 모리뉴 감독이 경질되는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손흥민도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늘었다.
토트넘은 손흥민 만은 잡아야겠다고 판단, 손흥민과 오랜 협상 끝에 4년 연봉 1040만 파운드(약 165억 원)에 연장 계약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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