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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2022월드컵 H조는 ‘한풀이 복수 조’?...포르투갈과 가나, 한국과 우루과이에 ‘복수’ 다짐

2022-04-04 21:34

수아레스(맨오른쪽)가 팔로 공을 막고 있다.
수아레스(맨오른쪽)가 팔로 공을 막고 있다.
축구 월드컵과 올림픽은 민족주의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스포츠 제전이다.

지나친 민족주의 때문에 국가가 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었다. 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사이에 벌어진 축구 전쟁이 바로 그런 사례다.

두 나라 국민들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부터 감정이 좋지 않았다.

온두라스 정부가 엘살바도르인들을 강제 추방하는 일이 발생하자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감정은 폭발 직전까지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1968년 6월 8일 온두라스에서 월드컵 지역 예선 1차 전이 열리게 됐다.

온두라스 홈팬들은 호텔 근처에서 축제를 벌이며 엘살바도르 선수들을 밤새도록 괴롭혔다.

결국 1차 전은 온두라스의 1-0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경기 직후, 엘살바도르에서 한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엘살바도르 국민들 사이에 “온두라스에 지자 소녀가 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루머가 확산했다.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분노아 복수심은 극에 달했다.

6월 15일, 엘살바도르에서 2차 전이 열렸다. 경기 전 엘살바도르 국민들도 온두라스 팀의 투숙 호텔 밖에서 소란을 피웠다.

덕분에 엘살바도르는 2차 전에서 3-0 완승을 거두었다.

온두라스 국민들도 가만 있지 않았다. 국경 마을 사람들이 주변의 무고한 엘살바도르인들을 공격해 일부가 사망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당시는 골 득실 차로 승자를 정하는 규정이 없어 양 팀은 추가로 3차 전을 치러야 했다.


6월 27일, 제 3국인 멕시코의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엘살바도르가 3-2로 승리했다.

그러자 멕시코까지 원정 응원한 두 나라 국민들이 멕시코에서 유혈 사태를 일으켰다. 이에 엘살바도르가 선전포고를 발포했다. 이른바 ‘축구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지금도 국가 대항 축구 경기 또는 자국 리그 경기에서도 폭력 유혈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본선 조 추첨 결과 H조에 편성된 팀들 중 ‘복수심’에 사로잡힌 국가가 있다. 포르투갈과 가나다. 이들은 각각 한국과 우루과이에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에 당한 패배를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당시 포르투갈은 2명이 퇴장한 가운데 9명으로 한국과 싸워 0-1로 패해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야 했다.

포르투갈 국민들은 심판 때문에 졌다며 20년 후 다시 만난 한국에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포르투갈 매체들은 그때의 상황을 재조명하며 자국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가나는 더 하다. 축구 협회 회장까지 나서며 우루과이에 ‘복수’를 다짐했다.

가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전에서 우루과이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우루과이의 수아레스가 문전에서 손으로 슈팅을 막아내며 퇴장한 상황에서 믿었던 스트라이커 기안이 실축하는 바람에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수아레스가 ‘비열’한 반칙을 하지 않았다면 가나는 아프리카 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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