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덤은 31일 오후 6시 네 번째 미니앨범 '히스토리 오브 킹덤 : 파트 4. 단'을 발매한다. 지난해 10월 '파트3, 아이반'을 내놓은 지 반 년만의 신보다. 이번 앨범은 제목에도 적혀있듯 멤버 단의 세계관을 투영했다. 멤버마다 고유의 왕국을 설정해놓은 킹덤은, 이를 바탕으로 판타지 대서사시를 펼쳐낸다. 지난 활동곡 '블랙 크라운(Black Crown)' 뮤직비디오에서 단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비추며 미니 4집에 대해 스포일러했던 킹덤은, '변화의 왕국' 단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확장한다.
한국스러움을 강조한 만큼 타이틀곡 '승천'은 킹덤의 데뷔 앨범을 책임진 실력파 프로듀서 AllRN:D(올라운드)의 ROHAN & DDANK가 프로듀싱한 국악 에픽 댄스 팝 장르다. 온화하고 절제된 감정선을 지닌 한국 전통음악과 세련된 K팝 사이 크로스오버의 정점을 느낄 수 있다. 킹덤의 구슬프면서도 한 서린 음색에 해금, 대금, 가야금, 피리 등 전통악기 고유의 소리를 더하며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킹덤은 가장 한국적인 음악을 구현하기 위해 ‘틀’을 바꿨다. 그동안 다수의 K팝 가수들이 트렌디한 비트 위에 전통악기 소스를 얹어 ‘한국적인 음악’을 표현했다면, 킹덤은 반대로 전통악기를 활용한 음악적 베이스로 한국적인 느낌을 충분히 구현하고 그 위에 트렌디한 요소 등을 얹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그 결과 일부 구간이나 후렴구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는 한국의 멋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풍부하고 다채롭게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음악으로 완성됐다. 이는 ‘전 세계 문화를 K팝으로 재해석한다’는 킹덤의 목표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무언가를 ‘흉내’내는 것이 아닌, 그 문화를 이해하고 체득해서 킹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퍼포먼스도 총천연색처럼 다채롭고 화려했다. 킹덤 특유의 칼군무는 기본이고 제기차기, 탈춤 등에서 영감을 얻은 포인트 안무로 음악이 펼쳐지는 4분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를 소화하는 멤버들의 한층 성장한 기량도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주어진 가사를 읊고 안무를 따라하는 게 아닌, 곡을 풍부하게 이해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뮤직비디오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음악으로 연기를 펼치는 듯한 킹덤 일곱 멤버의 눈부신 역량이 돋보였다.
멤버 단은 31일 열린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이번 앨범의 주인공을 맡게 됐다. 곤룡포 등 우리나라 고유의 한복 의상을 소화했는데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이 이렇다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이번 앨범에는 해금, 대금, 가야금, 태평소 등 전통악기도 많이 들어간다. 다양한 의상과 악기에 감정을 녹여낸 만큼 한국의 멋과 미를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트 4. 단'은 '변화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 적들과 싸우는 왕인 단의 이야기를 담는다. 흔들리지 않는 단의 굳은 심지와 킹덤 특유의 음악적 색깔을 앨범 전체에 녹여냈다. 단은 "2집에서도 동양 콘셉트를 했었다. 2집 때는 판타지적인 세계관에 집중했다면, 4집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한복도 있고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도 담았으니 즐길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무진은 "특유의 국악적인 느낌을 담으려 했다. 전통 악기를 활용해 한국의 정서를 담고자 했고 대중이 부담감 없이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아서는 "이번 무대와 뮤직비디오의 관전포인트는 안무다. 제기차기를 본떠 만든 제기차기 춤과 탈춤 등 민속놀이에서 부각된 안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돌에게 세계관은 이제 하나의 필수 요소가 됐지만, 킹덤은 그 중에서도 유독 비중을 크게 다루는 그룹이다. 노래와 퍼포먼스, 그리고 뮤직비디오와 의상까지 작정하고 왕의 세계관을 담아낸다. 1집에서 아서는 제왕의 제복을 입었고, 2집에서 치우는 영험한 분위기의 동양 전통복을 입었다. 4집에 이르러 곤룡포를 입은 단의 모습은 이들이 세계관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준다. 세계관을 통해 차별 있는 팀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다.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요즘,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승부수를 띄운 킹덤의 행보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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