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인 애런 브룩스는 지난해 KBO KIA 타이거스에서 뛰던 중 대마초 성분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구매하려다 적발돼 한국법에 따라 처벌됐다.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미국으로 추방됐다.
당시 미국 언론 매체들은 브룩스의 범법 행위로 KIA에서 방출됐다는 사실보도만 간략히 했다.
그리고는 침묵했다. 브룩스가 한국에 억류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그가 미국에 도착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미국 언론 매체들은 그의 범법 사실에 대해 침묵했다. KIA에서 기록한 성적만 부각했다.
최근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미국에서 러시아 입국 과정에서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공항에서 적발돼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구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이너는 W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도 미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주역이었다.
그라이너는 그동안 WNBA 시즌이 끝나면 러시아로 날아가 러시아 국내 리그에 출전했다. 돈벌이를 위해서였다.
무슨 이유로 그의 가방에 마약 성분이 포함된 물질이 들어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러시아 당국에 감금됐다는 소식에 전해지자 미국 언론 매체들이 난리법석을 떨었다.
ESPN 라디오는 농구 관계자를 출연시켜 그라이너의 범법 사실보다는 러시아의 법체계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그라이너의 안전을 우려했다.
급기야 미국 정부가 그라이너 사태에 개입할 뜻을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는 해외에 있는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룩스가 한국에서 출국 금지를 당하고 있을 때와는 180도 다른 태도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와는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알려져 양국 간 관계자 더욱 미묘해지고 있다.
일부 매체는 러시아가 그라이너를 미국과의 협상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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