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영과 임정숙, 김보미와 최지민은 2일 웰뱅 LPBA챔피언십’ 결승행을 놓고 한 판 싸움을 벌인다. 목표는 모두 우승이지만 왕좌는 하나 뿐이다.
김가영은 직전 대회 우승으로 2년 무승의 한을 풀었다. 그러나 한 번으론 부족하다. ‘여제’ 의 품격을 갖추려면 적어도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해야 한다.
김가영에겐 좋은 기회다. 그동안 결승에서 그를 무너지게 했던 이미래, 김세연, 스롱 피아비 등 소장파 챔피언들이 다 탈락했다.
준결승 상대는 고참급 임정숙이다. 임정숙은 LPBA 원년을 주름잡았던 강자. 연속 우승을 비롯 3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임정숙이 세 번 우승했을 때 김가영은 한 번 우승했다.

그러나 김가영은 임정숙에게 지지 않았다. 지난 해 1월의 NH 카드 대회와 SK월드 챔피언십에서 만나 두 번 다 이겼다.
최근 성적에서도 차이가 난다. 김가영은 2년여만에 우승을 하는 등 올 시즌 6개 대회에서 결승 2 번 등 최소 16강이었다.
임정숙은 존재가 희미했다. 6개 대회 중 2 번은 128강 탈락이었다. 3번은 서바이벌 강을 건너지 못했다.
2019년 서한솔, 이미래 등을 꺾고 차지한 3관왕의 면모가 남아있지 않다. 마지막 결승 무대가 2020년 10월 이었다. 김세연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의 4강 길도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결승행에 대한 의지는 옛날보다 더 강하다. 모처럼 오른 4강 고지다. 임정숙은 쉽게 내려 갈 생각이 없다.
웰뱅 대회여서 마음에 든다. 연속 우승이 모두 웰뱅 챔피언십이다. 2019년 8월의 웰뱅 대회 결승에선 일본의 나미코, 20년 1월의 웰뱅 결승에선 이미래를 꺾었다.
좋은 인연의 웰뱅 챔피언십에서 오른 시즌 첫 4강이다. 좋은 징조다.
김보미도 오랫 만에 4강에 올랐다. 앞선 6개 대회 최고 성적이 16강이다. 두 차례는 128강전에서 탈락했다. 서바이벌전을 제대로 통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강했다. 128강전에서 148점을 획득, 서바이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64강, 32강 서바이벌 경기를 어렵지 않게 통과했다.
토너먼트는 애를 먹었다. 16강전, 8강전 모두 1세트를 내주었다. 하지만 끈질긴 투혼으로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16강전의 용현지에겐 1세트를 2-11로 내줬다. 8강전의 최혜미에게도 역시 1세트를 2-11로 빼앗겼다. 그런데도 2-1로 역전승 했다.
이제 그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선배인 최지민도 뛰어넘을 수 있는 실력이다.
김보미의 꿈은 ‘부녀 우승’이다. 아버지 김병호는 2020년 1월 웰뱅 PBA 챔피언십에서 마르티네스에 4-3으로 역전승, 챔피언이 되었다.
1:7에서 10연타를 터뜨리며 마지막 세트를 잡는 드라마를 썼다. 김병호는 32강전 등에서 쿠드롱, 파파콘스탄티누, 마민캄 등을 물리치는 등 흠 잡을 데 없는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김보미는 4강에 머물렀다. 8강에서 강호 김갑선을 누르고도 4강전에서 이미래에게 졌다.
자신만 우승 하면 되는 '다시 없을 LPBA 부녀 우승'이다.
최지민은 올 시즌 두 번째 4강이다. 2차 TS 샴푸 대회 4강 이후 서바이벌 전 자체를 통과하지 못했다. TS 대회에선 용현지에게 1-3으로 졌다.
20위권이고 아직 우승 같은 걸 해 본 적이 없지만 꾸준히 쌓은 내공이 제법 무르익었다.
4강까지 올랐으니 결승도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4강 4색의 우승 꿈. 정말 알 수 없는 게 당구이고 ‘알 수 없는 당구’라면 모두 다 충분히 꿈을 꿀 수 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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