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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스토리]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듀랜트와 하든 사이 ‘인연’이 ‘악연’으로

2022-02-17 04:00

케빈 듀랜트
케빈 듀랜트

이쯤 되면 ‘운명의 장난’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타생지연)’이라는 말이 있다. 유행가 가사에도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는 구절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서로 모르는 사람들의 ‘만남’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런 만남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케빈 듀랜트(브루클린 네츠)와 제임스 하든(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이 그렇다.

이들의 운명적인 첫 만남은 오클라호마시티(OKC) 썬더에서 이루어졌다.

듀랜트는 2007~2008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 데뷔했다. 당시 소속팀은 시애틀 슈퍼소닉스였다. 시애틀은 다음 시즌 연고지를 오클라호마시티로 옮기며 지금의 OKC 썬더가 됐다.


하든은 듀랜트보가 2년 후인 2009~2010시즌 NBA 무대를 밟았다. 소속팀은 듀랜트가 있는 OKC였다.

이들은 OKC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듀랜트는 주전으로, 하든은 ‘주전 같은 식스맨’으로 뛰며 OKC를 이끌었다. 2011~2012시즌에는 팀을 NBA 파이널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고 있는 마이애미 히트에 1승 4패로 져 아쉽게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이들은 공항까지 마중나온 OKC 팬들을 향해 “우리는 내년 시즌 반드시 우승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제임스 하든
제임스 하든


그러나, 하든은 그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이 발로 차버렸다. OKC의 대우에 불만을 터뜨린 하든은 OKC를 버리고 ‘로키츠’를 타고 휴스턴으로 쏜살같이 날아가 버렸다.

하든의 ‘배신감’에 치를 떨었던 듀랜트는 그러나 그 역시 5년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OKC를 떠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아스로 향했다.

그리고 이들은 돌고 돌아 2020~2021시즌 중에 브루클린에서 재회했다.

둘은 의기투합하며 브루클린의 우승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하든이 또 ‘배신’했다. 2021~2022시즌 도중 브루클린을 버리고 필라델피아로 떠난 것이다.

프로 스포츠계에서 트레이드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구단의 뜻과는 달리 본인이 원해 팀을 옮겼다.

듀랜트는 하든의 ‘떠남’에 내심 불쾌했지만 대놓고 그를 욕하지 못했다. 그 역시 OKC와 골든스테이트를 ‘배신’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다만, 올스타전 후보로 하든을 지목할 수 있었는데도 끝까지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기는 했다.

하든은 필라델피아에 간 후 “나의 원해 목적지는 필라델피아였다”며 듀랜트의 등에 ‘비수’를 꽂았다.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다. 만나면 반드시 헤어진다는 뜻이다.

아울러 ‘거자필반’이라는 말도 있다. 헤어진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만난다는 뜻이다.

듀랜트와 하든은 ‘회자정리’와 ‘거자필반’을 비웃고 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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