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특집]6. 중국 스포츠 대국 굴기

2022-01-30 10:19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베이징국립경기장. 이곳에서 2008년 하계올림픽 개폐회식도 열렸었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베이징국립경기장. 이곳에서 2008년 하계올림픽 개폐회식도 열렸었다.
굴기(崛起)를 국어사전에서 찾아 보면 ①산 따위가 불쑥 솟음 ②벌떡 일어 섬 ③기울어가는 집안에 훌륭한 인물이 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 말을 더욱 확대해 해석하면 산이 불쑥 솟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특정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런 굴기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굴기'를 정확하게 언제부터 앞세웠는지는 불분명하지만 2008년 무렵으로 추정되고 있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덩샤오핑이 집권하던 시기의 외교정책이라 할 수 있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은인자중에서 2008년 미국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리자 이때를 놓칠세라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며 '굴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하고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자 중국은 '반도체 굴기' '조선 굴기' '우주 굴기' '해양 굴기' '원전 굴기' '면세 굴기' 등 모든 분야에서 '굴기'를 앞세워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축구 굴기'를 들 수 있다.

중국은 축구 굴기를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프로축구에 각종 혜택을 주며 거액을 쏟았고 세계 최고 지도자들을 모셔 오는데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 바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도전이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중국 혼혈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가 하면 중국 프로축구 내 최고 외국인 선수들을 중국으로 귀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축구 굴기'는 비참함의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지금까지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것은 2002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진출을 한 덕택에 얻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의 벤투호가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앞두고 있는 반면 중국은 탈락 위기에 몰려 있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마스코트[사진 연합뉴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마스코트[사진 연합뉴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도 중국의 '스포츠 굴기'이자 '올림픽 굴기'나 다름없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전 세계에서 동·하계 올림픽을 동시에 개최한 도시로는 처음이다. 가히 올림픽에 관해서는 베이징이 독보적인 지위를 갖게 된다. 이 점에서는 이미 '스포츠 굴기'와 '올림픽 굴기'를 이룬 셈이나 다름없다.

베이징은 겨울에 날씨는 쌀쌀한 편이지만 눈은 거의 내리지 않는데다 건조한 편이다. 따라서 베이징에서는 빙상관련 종목만 열리고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75㎞ 떨어진 엔칭지구에서는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과 알파인스키가 열린다. 또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180㎞ 거리에 위치한 장자커우 지구에서는 크로스컨트리와 노르딕복합, 바이애슬론이 열린다.

또 엄밀하게 말하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관왕인 쇼트트랙의 임효준의 2020년 6월 중국 귀화도 한편의 '스포츠 굴기'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임효준이 국내에서 말썽이 있어지만 중국으로 봐서는 라이벌인 한국의 유력한 메달리스트를 귀화시키면 그만큼 중국에게 유리해 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을 통해 '스포츠 굴기'의 한편을 완성한 적이 있다. 이전까지 올림픽은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 포함)의 대결이었다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은 금메달 48개로 미국(금 36개), 러시아(22개)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했다.

중국은 동계올림픽에 관한 한 10위권에서 맴돌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중국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한국을 금메달 수에서 앞선 적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단 한차례뿐일 정도로 10위권 밖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통해 '동계스포츠 굴기'도 이루어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동계올림픽 굴기의 완성판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회고 있는 구아이링[사진 연합뉴스]
중국의 동계올림픽 굴기의 완성판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회고 있는 구아이링[사진 연합뉴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019년 "중국에 메달을 안겨주기 위해 중국으로 귀화했다"는 '스키 천재' 구아이링이 여자선수 사상 최초로 중국에 스키종목 다관왕이 예상되고 남녀 쇼트트랙에서도 중국의 강세가 유력하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인 금메달 5개(은 2, 동 4)를 따 역대 최고 성적인 7위를 밴쿠버동계올림픽 성적은 너끈하게 넘어설 것이 확실해 중국이 기대하는 또 한편의 '스포츠 대국 굴기'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통해 이루어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