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계약을 통해 모든 매체 권리를 사들인 SBS를 포함한 지상파 3사는 쿠팡을 상대로 올림픽콘텐츠 재판매를 시도하다가 독점적인 지위에 대한 이견과 쿠팡 이천물류센터 화재 사건으로 인한 여론 악화로 계약 쳬결에 실패했다. 이후 네이버가 온라인 권리를 사들였고 Wavve는 OTT 권리를 샀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스포츠콘텐츠와 마케팅, 그리고 스포츠방송의 이야기를 담은 ‘쿠팡은 왜 올림픽 방송을 욕심냈을까’라는 제목의 책이 최근 출간했다. 저자는 25년간 스포츠 PD로 활동하고 있는 백창범 MBC PD이다.
그는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쌍용그룹, KBS 스포츠PD 인턴, 방송위원회를 거쳐 1995년 MBC 스포츠PD로 입사했다. 조연출 시절에는 축구, 야구, 골프, 농구 등 전 종목을 석권했고 25년 동안 10번의 동·하계올림픽과 5번의 월드컵에 출전해 스포츠PD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년간 골프 담당 PD로서 타이거우즈 대회(2004)와 미셸위 골프대회(2006)를 연출했고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골프대회(2015~)를 만들었다. 진정한 골프마니아로서 골프 이야기라면 혼자서 10시간도 떠들 수 있다.
저자는 25년간 스포츠 방송 현장에서 소위 말해 “놀만큼 놀았다”고 한다. 그는 스포츠를 움직이는 돈의 논리, 그리고 OTT들이 스포츠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이 변혁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콘텐츠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스포츠콘텐츠에 대한 지상파 스포츠PD의 '반성문'과 같은 책이라고 저자는 고백한다.
작은 기득권에 갇혀 살며 눈 앞의 시청률만을 보고 달려왔던 그에게 미래는 그저 너무 먼 미래일 뿐이었다. 철저하게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면서도 그 안에 파묻혀 헤어나올 줄 몰랐다. 그런 그가 25년간의 스포츠 방송 경험을 녹여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이다.
먼저 스포츠 콘텐츠와 마케팅을 이해하기 위해서 스포츠 방송과 스포츠 PD에 대해 알아야 한다. 라이브로 경기를 중계하는 일부터 방송권을 구매하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재판매하는 일까지 스포츠 PD의 역할은 전천후다. 실제 중계 화면을 예로 들어 스포츠PD들이 좋은 화면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디렉팅하는지 야구와 골프를 비롯한 종목별 디렉팅 비법도 소개한다. 스포츠 중계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또한 방송가에서 벌어졌던 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각종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을 향한 쩐의 전쟁을 그려냈다. 1등 해설자를 모시기 위한 섭외 전쟁, 스타 캐스터를 키우기 위한 전쟁, 올림픽 시청률 전쟁, 월드컵 마케팅 전쟁, 방송권 구매 전쟁 등을 다뤘다. 지상파 최고의 시청률 전쟁인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안정환과 이영표를 모시기 위한 섭외 뒷이야기도 들려준다. 특히 송인득, 김성주, 한명재 캐스터와의 방송 경험을 토대로 쓴 ‘좋은 캐스터의 조건’은 스포츠캐스터를 꿈꾸는 아나운서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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