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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과 양현종 앞날은 ‘꽃길 아닌 가시밭길’...후반기에 김하성, 무조건 타율 올려야, 양현종은 무조건 MLB 복귀해야

2021-07-12 19:45

김하성
김하성

2021시즌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과 잠시 메이저리그에 있다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양현종(라운드록 익스프레스).

올 시즌 전반기를 마친 이들의 앞날은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다. 이들의 중간 평가와 함께 향후 거취를 전망해 본다.

*김하성 - 후반기에 무조건 잘해야

김하성은 지난 1월 6일 미국 현지 매체와의 비대면 화상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개인적으로 신인상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베스트로 뛰고 싶은 포지션은 2루수”라고 말했다.


그가 밝힌 3가지 희망 사항 중, 한 가지는 진행형이라 시즌이 끝나 봐야 알 수 있고, 나머지 두 가지는 어려워 보인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12일(한국시간)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다저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타 팀들에 압도적으로 앞서 있어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인 만큼 다저스나 샌프란시스코를 꺾을 수는 있다. 나아가 월드시리즈 우승도 바라볼 수는 있다.

그러나, 신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12일 현재 0.208의 타율에 5개 홈런, 23개의 타점을 기록 중이다.

현재 내셔널리그 신인왕으로 손꼽히고 있는 트레버 로저스(마이애미 말린스), 이안 앤더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키브라이언 헤이스(피츠버그 파이리츠), 페빈 스미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블라디미르 구티에레스(신시내티 레즈) 등과 비교해 역부족이다.

주전 2루수로 뛰는 것 역시 올해는 난망이다.

현 주전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2일 현재 0.276의 타율과 12개 홈런, 34개의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그를 샌디에이고가 주전 2루수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샌디에이고의 내야진은 '붙박이'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2루수에 크로넨워스, 유격수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에 매니 마차도가 버티고 있다. 김하성이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다만, 크로넨워스가 1루도 볼 수 있는 선수여서 샌디에이고가 그를 전격적으로 1루로 보내지 않는 한 김하성이 2루수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또 하나 가능성은 있다. 크로넨워스는 외야 수비도 가능하다.

결국,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위해 크로넨워스를 트레이드하거나 그의 포지션을 바꾸는 방법 이외에 김하성이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찰 수는 없다.

201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해 경쟁을 통해 주전 유격수 자리를 확보한 강정호와 비교해 다소 아쉽다.

강정호는 입단 초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 보는 유틸리티 선수로 기용됐다. 주전이 아닌 백업 선수였다.

그러나, 강정호는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 알토란 같은 15개의 홈런과 58개의 타점을 기록했다.

당시 피츠버그의 주전 내야수들이 부진한 탓도 있었지만, 강정호는 이들과의 경쟁을 통해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16년에도 부상 후유증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도21개의 홈런과 62개의 타점을 올렸다.

샌디에이고 내야진이 당시 피츠버그 내야진과는 달리 김하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다르긴 하다.

그러나, 김하성도 나름 여러 차례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 강정호처럼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공격력을 보여줬다면, 샌디에이고는 어떤 방식으로든 내야진 구성을 다시 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로넨워스를 1루수로 돌리고 김하성에게 2루수를 맡겼을 수 있다.

김하성도 할 말은 있을 수 있다. 꾸준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타격감을 유지할 수 없다는 변명이 그것이다.

실제로, 김하성은 몇 차례 그런 경우를 겪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대타로만 기용되거나 아예 경기에 나서지도 못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그렇다고 샌디에이고를 탓할 수는 없다. 김하성을 주전으로 기용하고 싶어도 유틸리티 선수로만 활용할 수밖에 없는 팀 내 사정 때문이다.

올 시즌을 적응기로 여기고 내년을 기약할 수는 있다. 샌디에이고도 김하성을 장기적인 차원에서 영입했기 때문에 조급해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 시즌 주전을 맡겨도 좋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올 시즌 후반기에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은 평범한 공격력에 그친다면, 내년 시즌 역시 대타 또는 대수비 요원으로밖에 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샌디에이고도 그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김하성을 트레이드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현종
양현종


*양현종 - 후반기 무조건 메이저리그에 다시 올라가야

양현종은 비상시 대기조(택시스쿼드)에 있다가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평소 그렇게 염원했던 자신의 꿈을 이룬 셈이다.

택사스 레인저스 수뇌부는 양현종에게 선발 로테이션에도 포함시키는 등 가능한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양현종은 선발 4차례 구원 2차례 등 모두 6차례 등판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조기에 강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평균 자책점 5점대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사실 텍사스는 양현종에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계속 잘 던지면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내려보낼 계획이었다.

결국, 선발 투수로서의 책임을 완수하지 못하자 텍사스는 칼을 빼들었다.

단순히 마이너리그 강등이 아니었다. 아예 40인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이는, 양현종은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뛸 수 있는 투수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양현종은 마이너리그에서 기량을 닦은 뒤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하겠다며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양현종이 다시 메이저리그에 콜업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8월 1일 트레이드 마감일 때 에이스인 깁슨이 다른 팀으로 가게 되면 올라올 수도 있다.

그러나, 양현종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텍사스는 지금 리빌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값이면, 베테랑 보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언제든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리는 젊은 선수들이 우글거린다.

설사 올라간다 해도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요리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한차례 경험을 했으니 전보다는 나을 수는 있다.

그다음, 그 앞에 놓인 장벽은 무엇일까?

양현종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를 하고 나면, 내년 시즌 자유계약 신분으로 텍사스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겠다는 것이다.

이게 여의치 않으면, 그때 KBO로 복귀해도 늦지 않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 힘들게 미국에 간 만큼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미련 없이, 후회 없이 귀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마이너리그에서도 연신 홈럼포를 허용하며 난타당할 경우 MLB 복귀는 요원해질 것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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