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당한 만큼 갚아준다” ‘눈에는 눈’ 타티스 주니어, 바우어에 ‘한쪽 눈 감고 홈런 세리머니’로 ‘앙갚음’...‘쿨’한 바우어 “나이스!”

2021-04-26 02:25

타티스 주니어가 한쪽 눈을 감는 홈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MLB닷컴 영상 캡처]
타티스 주니어가 한쪽 눈을 감는 홈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MLB닷컴 영상 캡처]

지난 3월 시범 경기에서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는 덕아웃으로 향하면서 동료들에게 오른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한쪽 눈을 감은 상태로 투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을 상대하면서 한쪽 눈을 감고 투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기 후 바우어는 “한쪽 눈을 감고 던져도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두 눈을 뜨고 던지면 상대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도발했다.

정규시즌에서 바우어는 샌디에이고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철저히 봉쇄했다.


그러나 25일(한국시간) 타티스 주니어는 바우어에 ‘복수’했다. 바우어를 상대로 2개의 솔로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첫 번째 홈런을 친 후 그는 샌디에이고 덕아웃에 있는 동료들을 향해 한쪽 눈을 감는 홈런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바우어가 했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눈에는 눈’ 퍼포먼스였다.

경기 후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 홈 경기에서 나는 바우어에게 당했다. 나는 오늘 그에게 앙갚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우어는 “그 퍼포먼스는 좋았다고 생각하다”며 타티스 주니어의 ‘도발 퍼포먼스’에 괘념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홈런을 친 타자는 베이스를 아주 천천히 돈다든가, 과한 행동 등을 하지 않은 것이 보통이다.

투수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이유 때문이다.

2013년 9월 26일 카를로스 고메즈(당시 밀워키 브루어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초 애틀란타 선발 투수 폴 마홈(31)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대형 솔로 홈런을 쳤다.이후 고메즈가 1루로 뛰지 않고 타구를 바라봤다. 홈런을 때린 후 타구를 길게 바라보는 일은 투수를 무시하는 일로 간주된다.

이에 애틀란타 1루수 프레디 프리먼(24)이 고메즈를 향해 뭐라고 소리쳤다. 고메즈도 맞받아쳤다. 애틀랜타 포수 브라이언 맥켄은 고메즈가 홈으로 들어오자 홈을 가로막고 그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고메즈도 이에 질세라 맥겐에게 소리쳤다.

순간 벤치에 있던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왔고,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발생했다.양 팀 선수들은 서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2019년 4월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신시내티 레즈 경기에서도 홈런 세리머니로 촉발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2회 초 신시내티의 데렉 디트리치는 상대 투수 크리스 아처를 상대로 투런포를 날린 뒤 홈플레이트에서 방망이를 떨어뜨리고 타구를 한동안 지켜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아처가 4회 초 타석에 들어선 디트리치의 등 뒤로 위협구를 던졌다. 홈런 세리머니에 대한 보복성 투구였다.

그러자 곧바로 데이비드 벨 신시내티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 나왔다. 덩달아 양쪽 선수들도 모두 덕아웃에서 득달같이 뛰쳐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신시내티의 야시엘 푸이그가 파츠버그 선수들을 과하게 밀치면서 상황은 더 격해졌다.

결국, 벨 감독과 푸이그를 포함해 4명이 퇴장 조치됐다.

시범경기에서 한쪽 눈을 감고 포수를 바라보고 있는 트레버 바우어. [MLB닷컴 영상 켑처]
시범경기에서 한쪽 눈을 감고 포수를 바라보고 있는 트레버 바우어. [MLB닷컴 영상 켑처]

타티스 주니어의 행동도 자칫 벤치클리어링 상황으로까지 번질 수 있었다.

그러나, 바우어는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타니스 주니어는 두 번째 홈런을 친 후에도 다소 과한 몸짓으로 괴성을 지르며 세리머니를 해 바우어의 심기를 건드릴 만했으나 바우어는 되레 자책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바우어는 “좋다. 홈런을 친 선수는 그런 세리머니를 해야 한다”면서 “(왜냐하면) 빅리그에서 홈런을 치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