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스포츠 최고의 덕목은 우승이다.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과가 더 중요하다.
당연히 프로 스포츠 선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 종목이든 단체 종목이든 우승이 돼야 한다. 그래야 부와 명예를 함께 거머쥘 수 있다.
토트넘 핫스퍼는 잉글리시 프리미엄리그(EPL) 1960~1961시즌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60년이 흐른 2020~2021시즌, 우승을 넘볼 수 있는 희망을 가졌다.
토트넘은 60년 우승 숙원을 풀기 위해 ‘우승 청부사’ 조제 모리뉴 감독을 영입했다.
시즌 초반은 순조로왔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콤비의 득점력을 제고하는 전술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승승장구했다. 리그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팬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2로 진 후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매우 빨랐다.
14일 현재 토트넘은 리그 8위까지 추락했다. 경기 수가 적은 팀들의 결과에 따라 이 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 사실상 리그 우승은 물 건너갔다.
리그 이외 컵대회 우승 가능성 역시 가물가물하다. FA컵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고, 리그컵 대회 결승에 올라있긴 하지만 상대가 맨체스터시티라 그마저 우승 확률이 높지 않다. 챔피언스리그보다 격이 떨어지는 유로파리그에서의 탈락 역시 시간문제다.
네 마리 토끼를 노리다 단 한 마리의 토끼도 잡지 못할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금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벌써 리그 경기에서 13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지금 손흥민에게 필요한 것은 득점왕보다는 우승이다. 그래야 진정한 월드클래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이 세계 톱클래스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인 역량보다는 팀의 우승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토트넘은 지금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
성적은 급전직하하고 있고, 모리뉴 감독과 선수들과의 불화가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모리뉴 감독은 상대에게 이미 다 간파된 전술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고, 선수 운용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구단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도 없다. 수비라인에서 구멍이 났는데도 지난 1월 이적 시장에서 건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손흥민과 케인과의 연장계약 문제도 소문만 무성할 뿐 지지부진하다.
토트넘은 원래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었다. 그 기조는 앞으로도 결코 바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시티, 첼시, 리버풀 등 투자에 적극적인 구단들을 결코 넘을 수 없는 이유다. 그저 어쩌다 한 번 반짝할 구단이라는 말이다. 우승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그런 구단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있는 한 리그 우승을 결코 경험할 수 없다.
손흥민의 나이 28세. 앞으로 몇 년간 전성기를 더 구가해야 하는 나이다.
더 늦기 전에 빅클럽에서 다시 한번 제대로 날아야 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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