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지가 양지 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는 말도 있다.
김광현과 카를로스 마르티네즈(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그렇다.
김광현은 2020시즌 마르티네즈와 팀의 제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스프링캠프 및 서머캠프에서 김광현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마르티네즈는 부진했다.
김광현에게 제5선발 자리가 낙점되는가 했다.
그러나, 팀의 마무리 투수가 코로나19로 이탈하는 바람에 김광현이 마무리가 되고, 마르티네즈는 제5선발 자리를 꿰찼다.
김광현이 마무리로 간 데는 마르티네즈의 선발 경험도 크게 작용했다.
메이저리그는 경험을 중시한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무경험이 발목을 잡은 셈이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자 딴판이었다.
마르티네즈는 계속 부진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그때서야 김광현은 선발로 나설 수 있었다.
7번의 선발 등판에서 김광현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루키치고는 눈부신 활약이었다.
마무리 때의 성적을 포함해 8경기에서 1.62의 평균자책점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현지에서는 김광현의 활약에 A학점을 주었다.
세인트루이스로서도 더 이상 김광현에게 선발 경험 운운할 수 없게 됐다.
2021시즌 팀의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광현은 잭 플레어티, 마일즈 미콜라스에 이어 제3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아담 웨인라이트가 합류할 경우, 제4선발이 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김광현은 이제 확실한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마르티네즈는 2020시즌 김광현과 180도 반대의 성적을 올렸다. 3패, 9.90의 참담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가 0.9였는데 비해 마르티네즈는 마이너스 1.2였다.
결국, 마르티네즈는 2021시즌 선발 보장을 받지 못한 채 제5선발 자리를 놓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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