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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의 무덤‘ 유럽축구, 올 시즌은 왜 해임이 적은 것일까

2020-12-27 11:58

지난 주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롬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된 샘 앨러다이스 감독.
지난 주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롬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된 샘 앨러다이스 감독.
유럽 프로축구에서 구단주들은 ‘코치 이터(Coach Eater)’라고 불린다. 감독을 잡아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오랜동안 유럽 빅리그 구단주들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 감독들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내보내는게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제노아 의 엔리코 프레지오시 회장은 지난 17년동안 감독을 27번이나 교체했다. 1년에 평균 1.5명을 바꾼 셈이다. 그는 한 시즌에 감독을 3번이나 해고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유럽 5대 빅리그에서는 감독 교체가 예년과 달리 많이 줄어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리에 A서는 현재 시즌이 3분의 1을 넘는 동안, 제노아와 피오렌티나 2팀이 감독을 해고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는 셀타 드 비고만이 감독을 바꿨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웨스트 브롬이 지난 주 샘 앨러다이스 감독을 새로 영입했다. 웨스트 브롬의 감독교체는 올해 프리미어 리그에서 두 번째이다.
올 해 감독 교체가 많지 않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정상 시즌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TV 중계권료, 티켓 수입 등이 크게 줄어든 구단들이 많은 비용이 드는 감독 교체를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 빅리그팀을 상대로 컨설팅 사업을 주로 하는 놀란 파트너스 실무 본부장 스튜어트 킹은 “구단주들이 코로나 19 시기를 견뎌내기 위해 감독 교체를 자제하고 있다”며 “리그 상위 10위 안에 들기를 원하는 팀들은 최하위가 아니라면, 지금으로서는 그들이 살아남아 다른 쪽에서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 이외에 빅리그 팀들의 달라진 감독 영입 방법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10년전에 비해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 감독 선임을 한다는 것이다. 구단주들은 성적 등 여러 데이터와 개인적 능력을 실증적으로 분석해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종전보다 훨씬 정교한 시스템으로 감독을 선임한다는 한다. 미국 프로스포츠에 참여한 구단주들의 영향으로 이러한 경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킹은 “구단주들은 감독에게 약간의 에어커버로 자리를 만들어준다 "감독이 자리를 떠나고 싶어한다고 비판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유럽 빅리그 구단주들은 인내심을 새로운 덕목으로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들은 코로나 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축구가 점점 더 정교해짐에 따라 신중한 자세로 변하는 모습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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