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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올림픽 메달을 따면 아파트 한 채씩 주겠다” 배구 사랑 유명했던 김중원 전 한일합섬 회장.....3일 미국 LA에서 72세로 타계

2020-11-04 11:20

배구 사랑이 남달랐던 고 김중원 대한배구협회장.
배구 사랑이 남달랐던 고 김중원 대한배구협회장.
“올림픽 메달만 따면 아파트를 한 채씩 주겠다”

3일 미국 LA에서 72세의 나이로 타계한 김중원 전 대한배구협회장은 지난 1988년을 앞두고 남녀 국가대표팀에게 파격적인 포상 제안을 발표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서울올림픽에서 남녀 배구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올려 국위를 떨치도록 하기 위한 사기 진작의 방법으로 제시한 당근책이었다.

결과적으로 남녀대표팀이 서울올림픽에서 모두 예선에서 탈락해 포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중원 회장의 뜨거운 배구 사랑은 많은 배구인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다.

김중원 회장이 배구협회장에 오른 것은 1983년이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이어 협회장을 맡은 그는 서울올림픽 직후 회장에서 물러난 때까지 5년여간 많은 열정과 관심을 갖고 한국배구 육성에 힘을 쏟았다. 이 시기에 ‘백구의 대제전’ 대통령배 배구 대회가 창설됐고, 남녀 실업팀들이 속속 창단됨으로써 배구는 겨울철 인기 스포츠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조영호 프로배구연맹 총재 보좌역(전 대한배구협회 부회장)은 “김 회장을 가까이서 오랫동안 모셨다”며 “남녀 대표선수 이름까지 일일이 기억하고 자주 북창동 일식집이나 강남 고기집에서 회식을 시켜주며 많은 관심을 보이셨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배구인들은 김 회장 시절이 배구협회와 남녀대표팀에게 가장 화려한 시절이었다고 공통적으로 얘기한다.

이 시기에 '백구의 대제전' 대통령배 배구 대회가 창설됐고, 남녀 실업팀들이 속속 창단되면서 겨울철 인기 스포츠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
김중원 회장은 한일합섬 여자배구팀을 창단시켜 유애자, 윤정혜, 김남순, 최광희 등 국가대표 에이스 등을 배출하는데 기여했다. 그는 대한배구협회장으로서 배구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체육 훈장을 받았다.

서울올림픽을 뒤로 협회장에서 물러난 그는 한일합섬 그룹 경영에 힘을 쏟았다. 국내 기업 최초로 1억달러, 1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한일합섬은 1986년 국제상사, 1987년 진해화학, 1996년 우성건설을 인수해 한일그룹은 한때 재계 10위권까지 도약했다. 하지만 그는 1997년 외환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겼다가 그룹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고, 뉴욕 길포드 대학을 거친 뒤 1982년 부친 고 김한수 회장의 별세 이후 그룹 회장에 올랐다. 김택수 전 대한체육회장이 그의 작은 아버지여서 일찍이 한국 스포츠, 특히 배구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역대 배구협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배구에 쏟았던 그는 배구인들에게는 ‘영원한 회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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